매일신문

대권주자 [全.盧씨 단죄]반응

"大選정국에 상당한 영향"

차기 대권고지를 향해 움직이는 이른바 여야 대권후보군은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씨에 대한 단죄 에 대해 가급적 언급을 삼가면서도 그 파장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12.12및 5.18관련자들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 은 어떤 형태로든 대선정국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한국당 차기 대권후보군은 기존 당내파와 외부 영입파, 민주계와 민정계,5.6共당시 핵심세력과 소외세력 여부에 따라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특히 민주계 출신 주자들은 12.12와 5.18사건, 전.노씨에 대한 단죄 가 전반적인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대선정국과 자신들의 향후 정치적 입지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는듯하다.

이들은 전.노씨에 대한 이번 선고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개혁작업의 완결편 으로 평가했다.

즉 지난해 11월 김대통령의 5.18 특별법 제정지시를 계기로 시작된 역사바로세우기와 과거청산작업의 대미(大尾) 라는 인식인 것이다.

최형우(崔炯佑)고문측은 법적 청산작업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뭐라 얘기하기곤란하지만 문민정부가 줄기차게 진행시켜온 역사바로세우기작업에 하나의 기틀이 마련된 것이 아니겠느냐 고 평가했다.

김덕룡(金德龍)정무1장관은 미 민주당 전당대회 참석차 방미중이어서 이번 선고와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측근들은 대체로 문민정부의 기조에비춰볼때 지극히 당연한 조치 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역사에서 불법적이고 무도한권력찬탈은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 면서 사면문제가 거론되고 있으나 사면은법원의 판결이 확정된뒤에야 생각해 볼 문제 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정계 주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소극적이다. 한결같이 공식 논평이나언급을 극구 사양했다.

이들은 이번 선고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역사바로세우기와 과거청산작업이 줄기차게 진행되고 있고, 시대적 대세가 5,6공 군사문화의 폐해를 정리해가는 시점에서 5,6공에 뿌리를 둔 자신들의 위상이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윤환(金潤煥)고문의 한 측근은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고 아주조심스런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러나 정치권이 더이상 이 문제를 왈가왈부하지 않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면서 싫든 좋든간에 두사람이 전직대통령인만큼 우리 모두가 빠른 시일내에 이 멍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 며 정치적 사면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이한동(李漢東)고문은 상임고문은 뒤에서 고문만 하는 것 이라며 일체 언급을회피했다.

이홍구(李洪九)대표를 비롯한 외부 영입파들의 반응은 이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이들은드러내놓고 말은 않고 있지만 국민들에게 개혁이미지를 갖고 있다고판단한듯 전.노씨 단죄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

이대표는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로 모든 것은 법에 따라 이뤄진다 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되는 과정을 밟고 있는 것 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재판의 대상이 된 사람들은 국가에 대한 각자의 공보다 국가와 민족, 역사에 대해 반성할 것이 있다면 겸허히 반성하는 계기로 삼으면 좋을 것 이라고강조했다.

그러나 이회창(李會昌)고문은 진행중인 재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면서 논평을 자제했고 박찬종(朴燦鍾)고문 역시 다만 재판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행되는지 지켜보겠다 고 했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는 직접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이날오전김총재의일산자택을 방문한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전.노재판에 대해 총재는특별한 언급을 하지않았다 고 말했다.

김총재는 그러나 재판과정에서 김대중내란음모사건이 다뤄지지 않은데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해찬(李海瓚)정책위의장과 율사출신 유선호(柳宣浩)의원이 27일 당기자실에들러 12.12및 5.18 사건에 임하는 검찰의 태도를 비난한 것도 김총재의 이같은뜻과 무관치 않으리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총재가 여러 여건 을 고려, 이 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대신 주요 당직자들을 시켜 하고싶은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총재가 고려하는 여건 은 정치적 기반인 광주의 민심도 대변해야 하지만 차기 대선의 핵심변수중 하나인 TK(대구.경북) 정서도 살펴봐야 하는, 모순된상황 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총재는 다만 전.노씨가 자신들의 행위를 진정으로 반성할 경우 국민의 동의를 얻어 전.노씨에 관대한 처분을 할 수 있다 는 평소 지론을 그대로 유지하고있다는게 측근들의 설명. 보복없는 정치가 김총재의 소신이라는 얘기이며 사면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오는 9월5일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센터에서 초청연설을 하기위해 일본으로 출국한 김상현(金相賢)지도위의장은 전.노씨 사면문제에 대해 아직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 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의 한 측근은 전.노씨 사면 문제는 지금 논의할 대상이 아니며 5.18의 진상이 규명되고 가해자가 진정으로 반성할 경우 그 때 가서 논의할 수 있다는게金의장의 지론 이라고 말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이제까지 전.노씨에 대해 사면을 촉구한다는등의 구체적 행동이나 말을 한 적이 없다.

매일 아침 자민련 김종필총재의 청구동 자택을 방문하고 있는 이동복(李東馥)총재비서실장은 김총재는 사필귀정 이란 말외에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그러나 이날오전 당사에서 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됐던 박규식(朴珪植)전의원이 찾아와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이 5.18특별법 제정을 반대한데 대해 감사한다는 뜻을 전해달라고 했다 고 전하자 불행한 일 이라고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총재는 또 세상을 쉽게 보고 그렇게 하는데, 세상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니고쉬울 턱이 없다 고 특유의 간접화법으로 자신의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관련, 김총재의 한 측근은 내년 봄까지 이 문제로 시끄러울 것이 분명하고 그 뒤에도 어떻게 전개될 지 모른다 며 아마도 이 문제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정치.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한 얘기일 것 이라고 해석했다.

김총재의 이같은 언급은 전직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불행한 것으로 일단 규정하고 이를 내각제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더욱 굳히는 하나의 계기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 이기택(李基澤)총재는 전.노씨를 비롯한 12.12와 5.18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1심 선고는 헌정유린과 양민학살등 반인륜적범죄를 자행한 신군부에대한 역사와 국민의 심판과 함께 엄정한 법의 심판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계기 라고 말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이총재는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 전.노씨에 대한 사면을 주장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이 측근은 덧붙였다.

정치인 대부분은 한번쯤 대권을 꿈꾼다. 정계에 발을 디딘 이상 최정상을 한번꿈꾸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일 일수도 있다.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야망을 키우는 다크호스 는 이번에도 적지않다.

내년의 15대 대선을 겨냥해 뛰는 주자도 있고 16대 대선을 목표로 15대 대선을도약의 전기 로 삼으려는 주자도 있다.

이들 군소후보들의 경우 대부분 정치권을 뒤흔드는 돌발변수가 발생하지않는한독자적으로 대권을 창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지만 그러나 나름대로의 명분을 토대로 소속당의 후보경선 세몰이나 정치권의 이합집산에 뛰어들 경우 판세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있다.

신한국당의 차기대권주자중 그간 언론등의 사각지대에 있어 온 또다른 주자로는 이만섭상임고문과 이명박의원이 있다. 이들은 각종 강연등에서 우회적으로대권도전을 시사하고 있지만 의지는 강력하다.

이고문은 28일 경북 영주지구당개편대회 치사에서도 5.16, 12.12등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대구.경북이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우리손으로 문민대통령을 탄생시켜야한다 며 여러분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언제라도 몸을 던져 십자가를 질용의가 있다 고 완곡하게 대권출마를 시사했다. 지난 23일 대구에서의 개편대회에서 이같은 뜻을 밝힌 이래 거듭 이 대목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명박의원은 27일 신문로 포럼을 통해 운을 띄웠다. 그는 국민소득 1만달러의 문턱에서 21세기 통일시대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신국부 를 창출해야하며이를위해 경제대국을 이룰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며 현대건설회장을 지낸전문경영인출신인 자신을 부각시켜 대권도전을 간접피력했다. 측근에 따르면올 여름내내 중국등 해외로 까지 강연활동을 다니며 50대 역할론 을 역설해왔다는 전언이다. 강한 집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한국당에서 자천보다 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또다른 이는 최병렬의원. 그는외부에 드러나는 행동은 자제하면서도 내심 김영삼대통령의 의중을 주시하고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야권에서 내년 대선의 변수가 될만한 대권예비주자로는 민주당 이기택총재와 자민련 박철언부총재등을 들수 있다. 이총재는 내년 대선에 정치생명을걸고있다. 그는 반3김 세대교체 를 기치로 모든 정파를 통합해 이들의 대표주자로 내년 대선에 출마하려한다. 이미 그같은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띄워 놓은상태. 박부총재는 대구-경북의 차세대대표자리를 노리고 있다. 그의 지론 또한야권통합이다. 그러나 이총재와는 달리 DJ와 JP를 포함한 범야권대통합을 주장하고있다. 견해차는 있지만 이총재든 박부총재든 3김이후의 정치권 공황에 대비, 내년대선에서 반드시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무시못할 변수라는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이총재는 총선에서 이미 낙마했다는 점과 박부총재의 경우 대구.경북의대표주자로 인정받고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각각 뚜렷한 한계를 갖고 있다는게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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