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大邱거주 이북실향민 8백여명[망향제]

"북녘고향 언제가나…이북실향민 마음 '착찹'"

12일 낮12시 대구시 북구 침산공원에 모인 8백여 북한출신 실향민들은 망배단에서 타들어 가던 향불에 죽기 전 고향에 갈 것 이라던 꿈을 태웠다.

해마다 한번씩 북한에 고향을 둔 사람들이 모여 망향제를 지내는 날. 만나면반가운 사람들의 모습이 여느 해와 달리 초조해 보였다. 북한 잠수함 침투로남북관계가 위기국면으로 치달아 모두들 고향갈 날이 하루라도 더 멀어졌다고느꼈기 때문이었다.

형제 자매들에게 쌀이라도 보내주던 것을 다행스러워 했으나 그마저도 막힐 지경인지라 향을 꽂는 이북 5도민들의 손길도 맥을 잃었다.

황해도 부녀회 신경숙회장(64. 달서구 송현동)은 북한이 간첩을 내려보내는 것을 보면 당장 쌀지원을 중단해야겠지만 고향사람들을 생각하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고 말했다.

평남 안주군 안주읍 출신의 최인옥씨(77. 달서구 성당동)는 혈육이 없어 대구에사는 고향사람 10여명과 향우회를 하며 친형제처럼 지냈으나 지금은 거의 세상을 떠나 2~3명 모이는 것이 고작 이라며 세월의 속절함을 한탄했다.

해가 바뀔 때마다 망배단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우두커니 선 돌비석만 북녘하늘을 서럽게 바라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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