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문시장 부도사건은 개인어음 악용

"60∼70%% 개인어음 통해 거래 추정"

지난달 31일 서문시장에서 발생한 수십억원대의 사기성 부도사건은 재래시장의 독특한 결제수단인 개인어음 (일명 문방구어음)을 악용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유통업계의 상거래 관행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개인어음은 시중 문방구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어음용지에 발행자.금액.지불일 등을 기록, 별도의 공증절차 없이 배서.양도.할인 등이 모두 가능해 재래시장 및 서점.가구업계 등에서는 유통관행으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약속어음이 당좌계정을 개설하고있는 사업자가 지급처를 해당 은행으로 명시, 잔고 한도 내의 금액으로 발행하는 것과는 달리 개인어음은 부도사고에 대한 별다른 대책이 없어 그동안 여러차례문제가 돼왔다.

그러면서도 개인어음은 거래자들간의 인간적 유대 에 기초해 광범위하게 유통돼왔다. 심지어 개인어음은 시장 내 사채업자에게 대부받는 경우에도 담보물 대신 지급되는 등 실질적인 유가증권의 역할을 해왔다는 것.

상인들은 서문시장에서 이뤄지는 거래의 60~70%% 정도가 개인어음을 통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어음은 금융기관의 보증없이 발행자의 신용에만 의존해 담보력이 결여된데다 최근엔거래규모가 1매당 수억원대에 이르는 경우도 잦아 대형 부도사고의 가능성이 우려돼왔다.금융계는 이러한 거래풍토에서 부도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있으나 영세상인들의 입장에서는 제도권 금융을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개인어음을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서문시장 부도사고는 이런 측면에서 영세상인들의 상거래관행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는 상인들의 설명이다.

서문시장 포목상 성영진씨(42)는 개인어음은 서문시장 설립 때부터 이어져온 관행으로 각종 상거래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며 개인어음을 대체할 결제수단은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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