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눈이 많고 추울것이라는 예보다. 겨울이 춥고 눈이 내리는건 해마다 겪는 일이고 그게겨울답다는 다른 표현일텐데 대부분 사람들은 이 예보에 내심으로 아이구! 한다. 안추우면 좋은데춥겠다니 못마땅하고 겨우살이가 걱정스럽다는 건지?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면서도 겨울다워지겠다는데는 거부반응이다. 그러면 따뜻한 겨울, 눈없는 겨울을 원하는가. 그것도 아니다. 이게 바로 사람의 마음이다.
*세상사의 이중적 잣대
누구에게 물어봐도 내마음은 내가 가장 잘알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남이 자기의 약점을 비판하면 금방 새파랗게 질리고 자기의 강점을 들어 잘났다고 추키면 아기처럼 좋아라 웃는다. 이게 자기마음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인가. 사실은 자기를 가장 잘 모르고 있다. 모르는게 아니라자기를 바로 보는걸 피하고 있다. 귀에 감미로운 말은 죽을때까지 기억하고 거슬리는 말은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자기가 만든 자화상(自畵像)에 고치처럼 틀어앉아 밖을 못보는 장님이 되길 원한다. 이래서 객관적 자기를 무슨수로 알겠는가. 어느 특정인, 누구만 그런것이 아니라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모두 그렇다. 다만 '제잘난 맛'으로 우쭐대며 살거나 '못났다는 생각'에 눌려 조심스레 살아가는게 다를뿐이다.
그러나 사람의 본성은 어느 '반쪽'으로만 살기를 원하지 않고 틈만 있으면 '전체'가 되려고 한다.다시말하면, 의식·무의식의 분열을 지양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의식만을 고집하면결국 자기자신에서 멀어지며 두개 정신세계의 분열을 가져온다. 자기자신으로부터의 소외(疎外)와단절(斷絶)을 일으켜 이른바 병(病)에 이른다.
*콩심은데 팥이 난다면
이런 원리는 사람에게만 적용되는게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사는 공동체에도 같은 현상으로 나타난다. 다양한 사람들이 제각각 목소리를 내고 서로 다른 색깔을 지녀 조화(調和)를 이루게 되어 있는데, 어느 한목소리 어느 한 색깔만 요구하면 그 사회는 끝내 성장하지 못하고 분열증을 일으킨다. 콩을 심은데는 콩이 나고 팥을 심은데는 팥이 난다는 믿음이 확고해야 하는데, 콩이 안날수도있고 팥이 아니라 다른 종자가 올라올수도 있다면 그건 커다란 신뢰상실이고 자연에 대한 반역이다.
속담(俗談)은 당연한 상식(常識)이 오랜 세월을 거쳐오면서 다듬어지고 깎여져 남은것이라 할 수있다. 이 속담이 안맞는 사회라면 거기에는 문제가 크다. 요즘 콩심은데 팥이나고 팥심은데 콩이난다고 한다. 장관이 경질되었다하면 전임장관은 직무에 시달린 몸을 편히 쉬러 가는게 아니라교도소로 간다. 심지어는 장관 남편이 아니라 그 부인이 간다. 여자탤런트가 만취상태에서 면허없이 차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 구속되었는데 이틀만에 풀려났다. 꼭 구속해야 한다는건 아니지만같은 사고로 그전에 오래 고통을 받은 다른 사람과의 형평문제는 어떻게 설명될까.*'無理'가 '常識' 될수도
속담이 들어맞지 않는 일들이 최근 자주 일어나고 있다. 그에 대한 설득력있는 해명도 있는것 같지않다. 문제는 맞지않는 그자체에 있는게 아니라, 상식이 통하지 않는 그자리에 무리(無理)가 들어와 앉아도 아무 탈이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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