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문화교

국민소득 1만달러, OECD가입, 세계경제규모 11위국(?)이라고 선진국이 다 된것처럼 정부는 홍보하지만 결코 당분간은 선진국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는 반드시 '문화교'라는 다리가 있어 이 다리를 건너지 않고서는 그곳으로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며칠 전, 김영삼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에서 문화에 대한 어느 기자의 질문에 일체 언급을 하지않았다. 아니, 못했을 것이다. 수년 전, 예술의 전당에서 있은 '화랑미술제'에서 영부인의 '테이프커팅'때문에 그 더운 날씨에 관람객들을 바깥으로 내몬 경호원들의 수준하며, 전시장에 폭발물을찾는다며 송아지만한 개 너덧마리를 풀어놓은 것하며, 하루종일 돌아보아도 모자랄 80개도 넘는 '부스'를 단 20~30분만에 주파(?)한 영부인의 그림감상 능력과도 그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하기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수십년간 교육부, 공보부, 체육부곁을 전전한 문화부의 독립을 어떻게바라겠는가.

'이탈리아', '프랑스'는 문화 때문에 먹고 산다. 그리고 미국은 '쥬라기 공원'이란 영화 한편으로자동차 80만대를 수출해야 가능한 돈을 벌었다는 사실은 다 아는 이야기다. 현대 사회에서 문화는 '액세서리'가 아니다. 사회를 기름지게 하는 실체이다.

문체부가 세계 홍보용으로 우리나라 문화 이미지 상징 10가지를 정했다는데, 그중 맨 마지막에 '세계적 예술인'도 포함이 되었다고 하니 그 예술인들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새벽은 온다'고 했듯 그야말로 찬바람부는 맨땅에서 꽃을 피워 낸 분들이기 때문이다.선진국이란 돈많은 나라, 정치인이 많은 나라가 아니라 문화가 사회전반에 충만한 나라임을 새삼강조하고 싶다.

〈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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