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보사태-검찰수사 이모저모

"정씨 비자금집계 7천억 초과"

○…검찰은 5일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의 비자금이 이날 현재 7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비자금의 전체 규모가 얼마나 될지 관심이 집중.

대검중수부 이정수 수사기획관은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중인 정씨 계좌의 사용처가 파악됐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현재까지 찾아낸 비자금도 아직 집계하지 않아 전체 규모부터 파악중"이라고 밝혀 정씨 비자금 규모를 상당 부분 파악했음을 암시.

검찰의 한 관계자는 "(주)한보, 한보철강등에서 압수한 컴퓨터 디스켓과 경리장부 등을 정밀 검증한 결과 91년 이후 대출자금중 사용처가 불분명한 자금이 7천억원에 달한다"면서 "이들 자금은한보그룹이 당진제철소 건설 자금으로 대출받은 4조9천억원중 시설자금이나 운전자금으로 쓰이지 않고 증발된 것"이라고 설명

○…세무공무원 출신으로 서울지검 북부지청에서 이번 수사를 위해 대검 중수부로 차출된 노관규검사가 한보그룹의 경리장부 분석 및 비자금 추적작업과정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

이기획관은 "노검사가 수사경력은 짧지만 8년여간 세무공무원으로 일한 경험이있다"며 "맥을 정확히 알고 있어 국세청 직원들을 통솔, 수사계획대로 효율적인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칭찬.○…한보 특혜의혹 사건과 관련, 최병국 대검 중수부장은 5일 오후 정례 브리핑시간에 신한국당홍인길의원과 국민회의 권노갑의원의 금품 수수 여부를 확인하려는 기자들의 반복된 질문에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구체적인 확인을 거부, 기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최중수부장은 "이미 일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고 당사자인 권의원이 금품수수사실을 시인했는데도 확인해주지 않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불만에도"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며 같은 대답만 되풀이.

그러나 최중수부장은 '정태수총회장의 진술내용중 정치인에 대한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수사기밀이기 때문에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혀 일부 정치인들이 정총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혐의를 이미 포착했으며 현재 사실 관계를 확인중임을 암시.

○…이날 청구된 신광식 제일은행장과 우찬목 조흥은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출국금지된 전·현직 은행장 8명중 아직 검찰의 조사를 받지 않은 나머지 전·현직 은행장 4명도빠르면 이날 밤부터 줄줄이 소환될 것으로 관측.

○…정총회장 다음으로 소환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던 정보근 한보그룹회장이 대검 청사로 나와 정총회장을 만나고 간 사실이 확인돼 눈길.

최중수부장은 정회장 소환여부에 대해 "정회장이 참고인이나 피의자자격으로 나온 적은 없다"고말한데 이어 "정총회장 가족들이 면회를 다녀갔었다"고 덧붙여 정회장이 대검 청사에 나와 아버지인 정총회장을 만난 사실을 시인.

○…최중수부장은 오후 정례 브리핑을 마치면서 "언론이 너무 앞서가 검찰 수사에 영향이 크다"며 신중한 보도자세를 가져 줄 것을 다시 한번 기자들에게 요청.

최중수부장은 한보 특혜의혹 사건에 대한 언론보도 태도를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로 "입이 저자같으면 판다리가 뿌러진다"고 비유.

최중수부장은 이 말의 뜻을 궁금해 하는 기자들에게 "말이 너무 많으면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는경상도 속담"이라며 "언론이 너무 앞서가면 수사를 망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최중수부장은 또 "공식적인 검찰수사 브리핑에서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 보도되는 것은 검찰의수사보안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 아니냐"는 일부 기자들의 지적에 "고마운 지적"이라며 "검토, 재검토하겠다"고 답변.

○…검찰은 5일 오후 4시5분께 신광식 제일은행장과 우찬목 조흥은행장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자40여분 뒤인 4시45분께 이들 행장에 대한 영장을 잇따라 집행.

엘리베이터를 타고 11층 조사실에서 수사관 2명과 함께 대검 청사로비로 내려온 신행장은 "대출외압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 대신 의미심장하게 쓴웃음을 지어 눈길.신행장에 이어 3분여 뒤에 수사관 1명과 함께 로비로 내려온 우행장은 굳은 표정으로 대출외압여부와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함구로 일관.

한편 이들 두 행장에 대한 영장발부 소식을 듣고 대검청사 로비에서 대기중이던 제일은행과 조흥은행 임직원 6~7명은 자신들이 모시던 행장들의 영장집행모습을 착잡한 표정으로 지켜보기도○…서울지법 신형근영장전담판사는 5일 한보특혜의혹 사건과 관련, 신광식제일은행장과 우찬목조흥은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토한뒤 실질심사 없이 곧바로 발부.

신판사는 이날 오후 3시께 법정에서의 오후 실질심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올라와 50여분간 두 은행장에 대한 영장 청구 기록을 검토한뒤 "범죄의 특성상 증거인멸의 개연성이 높고 수뢰액이 커높은 처단형이 예상되는 만큼 도망의 우려가 있다"는 사유를 명시해 영장을 발부.○…신판사는 영장실질심사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금품수수 행위와 일시, 장소 등에 대한진술이 일치하고 있고 증거가 있는 만큼 수재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특히 이날 영장청구 기록에는 소명자료로 신행장의 부인 진술조서와 우행장의 운전기사 진술조서가 포함돼 있었다고 신판사는 전언.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은 지난해 한해동안 무려 3백14일을 하얏트호텔 객실에 머무르면서 '상주로비'를 벌여온 것으로 확인.

정총회장은 지난 5일 구속된 신광식제일은행장과 우찬목조흥은행장에게 대출사례비로 각각 4억원의 현금을 건네는 과정에서도 이 호텔 19층에 있는 스위트룸을 접촉장소로 활용.한편 검찰은 정총회장이 지난달부터 서울 프라자호텔에 칩거해 있었던 점을 중시, 한보관계자들이 호텔을 금융계 및 정·관계 로비장소로 활용해왔을 것으로 보고 접촉인물에 대한 조사에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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