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국민의 마음은 예부터 하늘의 마음에 비유돼 왔다. 하늘은 입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백성으로 하여금 하고싶은 말을 시킨다고 믿었다. 그래서 민심은 천심이고 민성(民聲)은 천성(天聲)이라했다. 백성의 소리, 곧 하늘의 소리를 거역하면 어떻게된다는 것인가. 거스르는 자 망한다는 것이다. (順天者存 逆天者亡) ▲그렇다면 백성의 입을 막아 말을 못하게 하면 될게 아닌가. 그역시 어렵다. 백성의 입을 막는것은 물을 막는것보다 어렵다 (防民之口 甚於防水)고 했고, 지극히 어리석으나 속일 수없는 자가 백성이요, 지극히 약하나 이길수 없는 자가 백성이라 했다. 우리의 가까운역사가 이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가신(家臣)이란 말이 다시 오르내리고 있다. 일본 무신(武臣)무리를 연상시키는 이말은 그들세계의 의리를 중시하는 일면도 내포하는듯한데 우리의 '가신'에게는 그게 보이지 않는다. 95년6월 한보(韓寶) 당진(唐津)제철소 준공식에 대통령의 참석을건의한 일을 두고 당시 청와대수석과 관계장관이 모두 "나는 아니다"고 발뺌한다. 그러면 거짓말은 누가하고 있는가. ▲저마다 살고보자는 이런 경쟁은 결국 국민의 불신을 깊게한다. 궂은 일은빠지고 좋은 일엔 나서는 두 얼굴을 어떻게 믿을까. 설을 맞아 지역구를 돌아온 국회의원들은 한결같이 '민심이 바닥권'이라고 했다. 깜짝 놀랄 정도로 돌아앉았더라니 정말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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