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식량난 최대위기

"노동자들에게도 쌀 배급중단, 굶주린 어린이 진흙먹기도…"

북한노동당 황장엽비서 망명으로 충격을 받고 있는 북한은 최근 기간산업체 가동중단, 식량배급중지, 학교 휴업등으로 혼란에 빠져있고 어린이가 배고픔을 이기기위해 진흙을 먹는 등 총체적위기를 맞고있다.

이달 초 1주일간 북한을 방문했던 해외동포 서대방씨(55·일본거주)는 "지난해7월까지 부분 가동되던 북한 최대의 무산제철과 김책제철소가 올 초 연료부족으로 문을 닫았다"며 "김일성 사후 최대의 위기 국면"이라고 북한 고위관계자의말을 빌려 증언했다.

17일 대구 경실련에서 열린 북한 식량난 실태보고회에서 서씨는 "대학교수, 의사, 교사 등에게는95년 여름부터 식량 배급이 중단됐고 지난해 가을 부터는 노동자들 까지 배급을 받을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 1월말에는 평안북도 철산에서 전선 1백여m를 훔쳐 암시장에서 밀매한 모자가 공개 총살당하고 이를 도운 딸과 사위가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는 주민 육성을 생생히 공개했다.서씨는 또 "방문기간중 함경북도 청진에서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어린이가 진흙을 먹고 항문이막혀 수술 도중 혈관이 터져 숨지는 일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서씨는 "김일성종합대학을 비롯한 북한 지역 대학은 심각한 식량난 때문에 배급이 이뤄지지 않아기숙사가 문을 닫고 각급 학교가 지난해 가을부터 방학에 들어가 사실상 폐교한 상태나 다름없다"고 김일성대학 교수의 말을 빌려 심각성을 설명했다.

또 한국에서 지원한 쌀이 일부 군량미로 충당되지만 3분의2는 북한 주민들에게 배급되고 주민들은 쌀의 출처를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씨는 "북한 주민의 굶주림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며 "범민족적 차원의 북한주민 돕기 운동이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모임에는 서경석 전 경실련 사무총장이 참석, 종파와 계층을 뛰어넘는 전국적인 북한 식량지원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YMCA 전호영사무총장, 환경운동연합 정학상임대표, 대구여성회 김난경회장 등 대구지역시민운동단체 대표들은 지역 차원에서 북한 주민 돕기운동 본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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