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인력은행 장애인 취업상담 정명현씨

"취업상담 포기는 없죠"

"웃으며 들어와 웃으며 나가게 한다""놀아도 상담하며 놀게 한다"

장애인 취업상담을 맡고 있는 대구 인력은행 정명현씨(29·여). 그의 원칙은 분명하다. 한번 오면취업될 때까지 계속해서 오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

장애인들의 취업이 어려운 것은 우리 사회의 문제. 그러나 장애인도 스스로 이를 이겨내지 못하면 결국'영원한 패배자'가 되고 만다. 때문에 수십, 수백번 업체면접에서 떨어져도 시도를 중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두번만에 취업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30~40번은 상담을 해야 적성과 조건에 맞는 직장을 구할 수 있습니다". 정씨는 장애인과 사용자 모두에게'현실 바로보기'를 권했다.장애인들은 자신의 능력 부족을 인정하고 기대수준을 현실감 있게 맞춰야 한다, 사용자들은 장애인들에 대한 혼자만의 지레 걱정과 편견을 떨쳐야 한다, 그렇게만 되면 취업-구인 상담은 충분히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정씨는 장담했다."학교 때 체력장을 못해 점수에 손해를 본게 가장 억울했다"는 정씨. 역시 세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다. "실례지만 장애인이십니까"라는 질문을 했다가 되레 질책을 들었다. "실례라는 말 자체가 실례다. 장애인들이 부끄러워할것이라는 편견을 버리라"는 대답이 돌아온 것이다.

지난해 7월 대구인력은행이 개원한 후 지금까지 정씨를 통해 취업한 장애인은 모두 1백30명. 인력은행 직원들 조차 정씨의 성실함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한 직원은"수화를 더 잘하겠다고 학원에 다니고 장애인을 업체까지 데려가 직접 통역까지 하는등 자기일처럼 하는데 성과가 없을리 있느냐"고 했다.

장애인들 사이에 정씨는 이미 유명인사가 됐다. 취업상담 온 사람 가운데 정씨에게 반해 구애하는 사람이 매달 두세명 생겨 곤욕을 치르는 것에도 익숙해졌을 정도.

"장애인이든 일반인이든 취업은 결국 자신의 의지에 달렸습니다". 정씨가 던지는 격언이다.〈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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