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농민마음 헤아렸으면

여름이다. 연일 찌는듯한 날씨가 계속되고 불쾌지수는 높아만 간다. 멀 잖아 피서객 행렬이 줄을이을 전망이다.

학창시절을 빼곤 계속해 농촌에서 살아온 나 혼자만의 착각일지는 몰라도 이때쯤 벌어지는 농촌사정을 꽤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도시인들의 피서가 농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도도.도시인들이 자가용타고 농촌으로 피서오는 시기는 농민들로 보면 한창 바쁠때다. 30도를 웃도는날, 논 밭으로 나가야 하고 이런 저런 집일에 눈코뜰새 없다. 이런때 음식물 가득 싣고 피서온 도시인은 그늘진 곳만 있다하면 찾아들어 판을 편다. 문제는 그 다음. 패를 지어오면 얼마 지나지않아 확성기를 틀어놓듯 노래 소리가 나오고 깡통이나 병들을 아무곳에 던져 버리고 떠날때쯤엔쓰레기를 가득 남겨 놓고….

당연히 쓰레기 처리는 피서객들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농민들 몫이다.

농민들은 무엇을 느낄까. 물론 일년 내내 쫓기듯 살아온 도시인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실상은 그런 행위를 하고 떠난 이들에 대한 반감이 앞서는게 솔직하다고 보면 된다.잘살게 됐다고 하지만 농촌은 아직 어렵다. 집집마다 부채가 바위덩어리 만한데 소득은 제자리다.자녀 학비 대느라고 허리가 꼬부라지는 농민들.

그들은 음지에서 일하는 이 나라의 주인이다. 농민을 잘살게 하는 것이 국가와 정치권의 몫이라면 그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아야 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몫이다.

피서를 떠나는 도시인들이 농민들의 마음을 조금만 더 헤아려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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