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16일 비무장지대내 군사분계선(MDL)을 월경, 거듭되는 아군의 경고방송에도 불구하고포까지 동원해 아군 전방초소(GP)를 공격한 행위는 의도적인 도발로 '명백하고도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된다.
이번 사태는 특히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과 김정일(金正日)의 권력승계, 그리고 목전에 둔 우리의대통령선거 등이 맞물려있는 상황에서 발생해 자칫 전면전의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는 데서 그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북한군의 도발로 인해 70년이래 처음으로 양측간에 수백발의 실탄과 포까지 동원한 교전이벌어져 앞으로 남북관계는 물론 현재 진행중인 4자회담, 대북쌀지원, 대북경수로 건설 문제 등 대북관계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북한군이 왜 이 시점에 군사분계선을 침범하고 아군GP 2곳을 향해 포탄과 기관총을 쏘는 등 의도적인 무력도발을 감행했느냐는 점이다.군당국은 이에 대해 여러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최근 들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식량난 등 경제난에 따른 주민불만을 '전쟁위협'으로 호도하고 전 북한노동당 비서 황장엽씨의 망명과 증언 등에 따른 불편한 감정을 이런 식으로 표출한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북한은 금년들어 4자회담을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대북쌀지원 및 경수로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 식량난과 경제난이 더욱 심화돼 주민불만이 최고조에 달해 통제가 제대로되지않자 체제유지를 위해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려한 것이 아닌가 군당국은 보고있다.또한 북한권부의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전북한 노동당 비서 황장엽씨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김정일을 '독재자'로 강도높게 비난하고 북한의 전쟁준비상황 및 정치·경제상황 등을낱낱이 폭로하자 이를 '천배 만배'로 보복하겠다는 등의 협박을 계속해왔다.
이와 함께 전쟁위기를 고조시킴으로써 북미협상을 비롯한 대외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정일은 지난 8일 김일성 사망 3주기를 계기로 자신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시사, 이번과 같은 무력도발을 통해 군부가 완전히 자신의 수중에 있음을 과시하는 동시에 우리의대비태세를 시험해보는 양면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지난해 9월 강릉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이후 우리군이 대비태세를 강화한데 이어 이번 황씨증언을 계기로 북의 수도권 공격에 대비한 범정부차원의 '전쟁도발대비 종합점검단'을 구성하자우리의 대비태세에 허점이 있는지 여부를 시험해본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군사긴장 고조를 통한 북한의 정전협정 무력화 시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금년들어 북한은 지난 4월이후 비무장지대내 정찰활동을 강화하고 군사분계선을 5차례나 월경했으며 5월29일이후에는 서해 전방해역의 어선단속을 명목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6회나 침범, 아군함정과 함포까지 교환(6월5일)했다.
이에 북한은 조선중앙방송과 전방 확성기 방송을 통해 대남 군사보복을 계속해왔으며 6월18일에는 인민무력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통상적인 한국의 군사훈련을 '대북 군사위협'이라고 왜곡, 비방했다.
북한은 그동안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통한 미북평화협정 체결을 주장, 이를 관철하기 위해 정전협정 관리기구인 군사정전위원회, 중립국감시위원회의 기능을 무실화하는 책동을계속해왔다.
북한은 91년 3월 군정위 유엔사측 수석대표로 한국군 장성이 임명되자 이를 트집잡아 군정위 본회담을 거부한 이래 93년 4월에는 체코 중감위 대표단을 북한으로부터 철수하도록 강요한 데 이어 94년 4월28일 북한의 군정위대표단을 철수시키고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를 설치했다.이어 중국의 군정위 대표단 소환(94년 12월)과 아울러 폴란드 중감위대표단마저 강제철수(95년2월28일) 시키는 등 53년 정전협정 서명이후 유지해오던 공산측의 군정위와 중감위 대표단을 일방적으로 제거했다.
북한은 이와함께 미북 직접 군사접촉을 위한 미북 장군급회담(95년3월), 판문점중감위 사무실 폐쇄 및 군정위, 중감위 요원의 공동경비구역내 북측지역 출입금지조치(95년 5월), 정전협정 파기선언 위협발언(95년6월), 유엔사 해체 주장(95년6월)등의 선전을 지속, 비무장지대내 군사적 긴장을고조시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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