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당 대통령후보에 듣는다-③

"김대중 국민회의후보"

대선 4수와 대구.경북. 4일오전 당사총재실에서 만난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는 우선 이들간의 함수를 풀어 나갔다. 40여년 정치인생끝에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뒤의 심정이랄까. 배석했던당직자들도 절박한 표정이었다. 이 때문인 듯 불리한 질문들에 대해선 이들까지 합세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명하거나 노련하게 피해갔다.

-대구.경북유권자들에게 이번에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이유없이 세번(71, 87, 92년 대선)이나 이 지역에서 배척받아 떨어졌어요. 용공시비 등은 역대정권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마지막으로 도와 주십시오. 지역발전을 통해 보답할 작정입니다.

-대구.경북이 갈수록 피폐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전라도를 연상해 보십시오. 무엇을 득표카드로준비하고 있습니까.

▲지금 준비중에 있으며 이달말쯤엔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대구의 경우 세계적인 패션도시로의 육성, 자동차산업 벨트형성과 반도체 및 정보통신분야등 첨단산업 유치를 통한 지역산업구조 개편, 한의학연구단지 조성, 산업지원형 서비스산업의 강화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경북에선 포항 영일만지역을 환동해권 중추 거점도시화, 구미.상주 등 중서부 내륙권을 전자통신중심의 첨단산업도시화, 안동 영양 등 북부지역에 대한 개발안을 검토중입니다.

-위천국가산업단지에 대한 고견을 밝혀 주시죠.

▲농업진흥지역을 제외한 1백80만평수준으로 부지 규모를 축소, 추진한다면 모두의 의사를 반영한 결과가 될 것입니다. 단지를 완공할 때까지 수질의 완벽한 개선을 보장해야 합니다. 국회에 상정중인 상수원수질개선특별법이 통과된 후 단지건설을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죠. 낙동강수질이1~2급수로 향상될 수 있도록 투자예산을 확대해야 합니다. 단지의 가동시기는 국제적인 관련단체가 환경영향평가를 실시, 가동해도 좋다고 할때를 따르면 됩니다. 유치업종도 전자 정보통신 등공해를 유발하지 않는 환경친화적인 산업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합니다.

-중소기업 연쇄도산 등 대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은 있습니까.

▲대구경제의 중추가 중소기업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중소기업을 나라의 근간으로 만들수 있는 정부정책이 추진돼야 마땅하죠. 사양기업은 있어도 사양산업은 없는 법입니다. 섬유를 예로 들면 이탈리아는 이것 하나로 세계와 경쟁하고 있는 나라 아닙니까. 중요한 것은 고부가가치상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있습니다.

-최근 본사 여론조사 결과 대구.경북에서 김총재가 이회창대표에 이어 17.3%%의 지지율을 획득,급신장세를 보이고 있고 김종필총재는 9.6%%로 급락했습니다. 김총재께서이 수치에 대해 직접해설을 한번 해 보시죠.

▲개인적으로 그동안 이 지역에 많은 노력을 해왔음에도 불구, 주민들 마음이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 내심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지지도 상승은 그동안의 정성에 답해준 것으로 믿습니다.TV토론 등을 통해 좋게 평가해 준 덕택이란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나라를 망치지 않는 준비된대통령이란 점도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합니다.

-영남권 독자후보가 출마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영남권 후보를 거론하기는 시간이 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에요. 하지만 주민들 입장에선지역연고에 따른 투표가 아니라 홀가분한 입장에서 진심으로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선택할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 몰표현상이 어떤 형태로든 나타날 것으로 봅니까.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어느 정도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합니까.

▲지역정서에 따른 투표가 하루 아침에 없어지진 않더라도 최소한 이를 부추기는 선거운동이 예전처럼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역구도를 넘어설 수 있는 정책연합에 기초한 야권 후보단일화 작업이 성공할 경우, 이같은 투표행태도 어느 정도 극복될 수 있다고 봅니다. 언제까지호남대통령, 영남대통령, 충청대통령이란 말이 나와야 하는지 답답한 일입니다. 저는 결코 호남대통령은 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김총재의 부정적 이미지중 하나가 식언을 자주 해왔다는 점일 것입니다. 특히 92년대선후 정계은퇴를 확실히 선언했음에도 불구, 또 다시 후보로 나섰거든요. 항간에선 이번에도 낙선하면 대선5수에 도전할 것이란 냉소적인 시각도 없지 않습니다만.

▲정계에 다시 돌아온 것은 민족과 국민들의 미래를 위해 잘 해볼 수 있다는 믿음때문이었어요.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원칙을 바꾸고 말을 바꾸었다면 그렇게 오랜 세월 감옥에 갇혀있거나 연금생활 혹은 망명생활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대선5수 의혹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건강을 우려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고령(주민등록상 72세)인 만큼 한 두가지불편한 곳은 있을 것 같은데요.

▲TV토론 모습을 보셨죠. 충분히 설명이 됐을텐데요. 지난총선때 우리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전국을 순회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젊은 기자들은 녹초가 돼 일정 전체를 따라오는 경우가 드물정도였지요. 이 정도면 건강에는 문제없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석한 당직자들까지 나서서 어떤 얘기를 들었는지 말해보라는 등 건강에 이상없음을 강변했다)

-이번 대선에선 정권교체론과 세대교체론이 쟁점으로 부각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총재께서 정권교체가 더 시급하다고 보는 근거는 무었입니까.

▲정권교체는 민주적이지만 세대교체란 그 자체가 비민주적인 거예요. 비윤리적이고 남을 차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세대교체를 통해 경험없는 사람에게 나라를 맡기면 나라 꼴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정권교체는 이 시대'최고의 개혁'이며'최상의 역사 바로 세우기'인 셈이죠.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가 신한국당 경선에서 선전한 이유를 한번 분석해 보시죠.

▲이지사가 경선에서 예상외로 선전한데 놀랐습니다. 언론분석에 따르면 첫째, 박정희(朴正熙)신드롬 둘째, 민주계 대표주자의 부재와 이수성(李壽成)고문의 부진 셋째, TV토론에서의 선전등 때문이라고 봅니다. (세대교체와 연관지은 언론시각에 대해선 강한 거부감때문인 듯 일체 언급하지않았다)

-신한국당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탈당 가능성은 있다고 보십니까.

▲대부분이 경선 직전까지 탈당하지는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탈당하기 쉽지 않겠죠. 그러나워낙 현실을 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고 그분들이 지나온 길 또한 다르기때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걸요.

-소위 4인 연대설( 김대중, 김종필, 박태준, 이수성) 혹은 5인 연대설(이한동 추가)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민련과의 야권 후보단일화죠. 이것이 실현된 후 기회가 닿는다면 신한국당에 반대하며 정권교체가 꼭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을겁니다.

-후보단일화는 끝내 성사될 것으로 봅니까.

▲우선 내각제 개헌의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다는 게 당내 여론이예요. 개헌 시기에대해선 자민련은 이번 국회말인 2000년 3~4월쯤 개헌과 총선을 하자는 주장이고 우리당은 같은해4월에 총선을 하고 (16대국회인) 7~8월쯤 개헌하자는 것입니다. 개헌시기가 몇 달 차이가 나지 않아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후보문제도 서로 조정하면 해결되지 못할 문제가 아니죠.

-단일화되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최근 언론의 여론조사에서는 단일화해도 패한다고 하는데요.

▲선거를 통한 여야간 정권교체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기에 국민들은 그 실현가능성을 약간 의심스러워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정권교체를 해낼 수 있다는커다란 자신감을 불어 넣어줄 수 있어요. 현재의 여론조사는 기술적으로 이같은 상승효과를 전혀반영할 수 없다고 봅니다.

-지도부 갈등 등 당내 분열양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습니다.

▲무엇을 보고 지도부 갈등을 언급했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지도부를 비롯, 전 당원은 이번에야말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호기라고 생각하며 혼연일치, 단합하고 있습니다.

-해상방위대라는 건 아예 없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군경력을 설명해주시죠.

▲사실상 병역의무 대상자도 아닙니다. 49년에 병역법이 제정됐으며 해당자는 28년생이후며 나는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최근 국방연구소발간'한국전쟁'에서 존재가 확인됐어요.〈정리.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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