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대통령, 나는 나"이인제경기도지사가 13일 김영삼대통령과의 청와대 독대 내용을 묻는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답으로 한 말이다. 이처럼 대통령의 당내화합과 정권재창출을 당부하는 말에 민주계 출신의 이지사는 귀기울여 듣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리고 이지사는 측근인사들과의 1박2일세미나를 통해 복수부총재 선출제를 포함하는 당 개혁방안을 마련, 수용을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은 또 이지사의 거취에 대해 당의 수용여부를 보고 결론내리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지사직을 그만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자신이 직접 나서든남의 선거를 돕든 지사직을 갖고서는 행동의 제약이 많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독자출마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 두기 위한 운신의 폭 넓히기의 한 방편으로 보인다.이지사의 예에서 보듯 김대통령의 이대표돕기 행보가 성공을 거둘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6개월뒤면 퇴임할 대통령에게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걸 인사가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를 생각하면쉽게 답이 나오는 질문이다. 이지사같은 김대통령의 직계 식솔 출신도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행보를 정하는 마당에 다른 인사들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일 것이다.
이대표체제에 협조를 약속한 김덕룡의원과 이수성고문은 제외하더라도 이한동고문이나 박찬종고문 등이 경선도 끝이 난 마당에 고분고분하게 대통령의 말을 들어 줄 리는 없어 보인다. 김대통령은 이지사를 시작으로 다른 낙선주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대표체제에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보이지만 성과는 미지수다. 이들이 더 이상 대통령에게 기댈 것이 없기 때문이다.경선 이후 2주째 국토순례를 하고 있는 이고문은 정치권이나 언론과의 접촉은 일체 삼가고 있다.조순시장의 대선출마나 이회창대표 아들의 병역문제 등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다. 그냥 묵묵히 지켜만 보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이고문이 쉽사리 이대표를 도울 것이라는 전망도 하기 어렵다. 한 측근은"경선과정에서 생겨난 이대표와의 감정의 골은 쉽사리 메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 대해서도 지난 3월 대표지명을 전후한 과정에서 생겨난 앙금들이 가시지 않고 있다는것이 측근들의 이야기다.
그렇다고 이대표의 금품살포 의혹을 제기하고 경선을 중도 포기했던 박고문이 이대표체제에 쉽게협조할 가능성은 더더욱 없다. "김대통령이 총선직전 어려울 때 자신을 이용만 하고 내팽개쳤다"고 생각하는 박고문이 말을 고분고분 들을 것 같지도 않다. 그는 현재 일본방문을 마치고 전국명산, 고찰 순례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애써 정치권의 일들을 멀리하고 있다. 그가 말한 시한은경선 이후 한 달이다.
이달 하순이 지나면 어떤 언급이라도 나올 것이라고 측근들은 예고하고 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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