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요즘 인도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1947년 인도가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지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6일간의 일정으로 왕자 필립과함께 지난 12일 인도에 도착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가는 곳마다 영국제국주의에 반발하는 인도인들의 냉대를 받고 있다.
거의 15년만에 처음인 그녀의 인도 방문은 인도인들의 강한 반감으로 당초 의미가 빛을 잃고 있다. 그녀가 인도에 도착하기 직전에도 뉴델리 주재 영국 고등판무관실앞에서는 1백여명의 시크교도들이 영국 식민정부의 인도인 학살사건에 대해 엘리자베스 여왕이 공식 사죄할 것을 요구하며강경 시위를 벌였다.
1919년 펀자브주 암리차르 잘리안왈라 바그에서 일어난 이 학살사건은 당시 영국 장군 레지널드다이어가 영국의 치안법(Rowlatt Acts) 제정에 반대하며 인도의 독립을 부르짖던 군중에게 발포명령을 내리면서 발생했다. 민간인 3백79명(영국 공식 집계)이 사망하고 1천여명이 부상한 이 사건의 책임자인 다이어 장군에 대해 영국은 무죄 판정을 내려 희생자 가족 등의 반영 감정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13일 대통령 주최 환영만찬에서 "우리의 과거에 몇가지 괴로운 일화들이 있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잘리안왈라 바그 사건은 하나의 고통스런 실례"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여왕은 또 학살장소로 가서 기념비에 헌화하고 묵념을 올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1931년 폭동 선동죄로 영국식민정부에 의해 교수형당한 사회주의 혁명가 바가트 싱의조카 자그모한 싱은 "일본이 한국에 대해 정신대문제를 사죄할수 있다면 영국도 인도에게 사죄못할 이유가 있느냐"며 영국정부의 오만한 태도를 비판했었다.
한편 로빈 쿡 영국 외무장관은 인데르 쿠마르 구즈랄 인도 총리가 영국을 '3류국'으로 매도했다는 보도와 관련, "보도가 근거없는 것이라는 인도 정부측의 확인을 환영한다"고 발표, 여왕의 방문을 둘러싼 외교적 논란을 서둘러 진정시켰다.
인도 신문들은 구즈랄 총리가 최근 영국측이 카슈미르 분쟁을 중재할 의사를 표명한데 분노, "3류국이 건방지게도 이 문제를 해결할 역사적 책무를 지고 있다고 떠든다"고 발언했다고 보도, 파문을 일으켰었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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