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에도 갈치요리 전문점 속속 생겨난다

갈치가 '뜬다'.

몇년전만해도 대구에서는 없다시피했던 갈치요리전문점이 최근 1~2년새 부쩍 늘고 있다. 봉덕동,들안길, 법원주변을 비롯 서구와 북구 등지에도 갈치냄새를 푹푹 풍기는 전문식당들이 군데군데문을 열었다. 전문점까지는 아니라도 갈치찌개를 주메뉴로 내놓는 식당들도 많아졌다.4년전부터 갈치찌개와 갈치찜, 갈치정식 등 갈치요리를 주메뉴로 문을 연 두산동 들안길 골목안압구정식당의 대표 김정희씨는 "당시만해도 경주쪽엔 갈치조림을 하는 집이 몇군데 있었지만 대구엔 갈치요리전문점이 없었어요. 지난해부터 조금씩 생기더니 올들어 부쩍 많아진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국물을 넉넉하게 잡아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의 전라도식 갈치찌개를 내놓는 이 식당은 고객의90%%이상이 메기요리 등 다른 메뉴는 곁눈으로도 안쳐다보고 오로지 갈치찌개나 갈치찜만 찾는다고.

대구시내 봉덕동 가든호텔옆. 세집의 갈치찌개전문식당들이 밤12시가 가까운 시각인데도 훤하게불을 밝히고 있다. 새벽 5~6시까지 손님들이 들락거리는 곳이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집도 있다.술꾼들사이에 '막창은 지산동, 갈치는 봉덕동'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최근들어 갈치골목으로 시선을 끄는 곳이다.

주메뉴는 갈치찌개, 갈치구이정식.

갈치찌개 2인분을 주문하니 갈치 6토막과 무, 감자, 양파, 대파, 고추, 호박을 넣어 걸쭉하게 끓인찌개냄비를 가져다준다. 갈치기름냄새가 약간 비릿하지만 국물이 얼큰해서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보기보다 양이 많아 두사람이 먹기엔 충분하다.

"손님중엔 매일 갈치찌개만 찾는 사람도 있어요. 여름에도 이열치열한다며 먹고…. 갈치찌개는 계절에 따른 유행이 없지요. 특히 40대이상 손님은 90%%이상이 갈치찌개를 찾습니다" 도쿄갈치정식의 처녀사장 전유리씨(28)는 이곳 갈치골목의 경우 새벽 2~5시정도가 피크라고 말한다. 술꾼,택시기사들을 비롯 유흥업소가 많은 주변환경때문인지 유흥업 종사자나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즐기고온 젊은 남녀, 화투꾼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는것.

이같은 갈치요리의 갑작스런 인기에 대해선 뚜렷한 이유가 잡히지 않고 있다. 다만 갈치가 옛부터 서민들과 친숙한 생선이었지만 최근 몇년새 값이 뛰어올라 과거처럼 집에서 손쉽게 먹기 힘들어진데서 별미식으로 찾게된것이 아닐까하는 정도이다.

아무튼 이같은 갈치요리의 바람몰이에 편승, 갈치전문식당들이 잇따라 들어섰지만 독특한 맛의개발에 실패, 문을 닫는 예도 적지않다. 들안길만해도 최근 서넛집이 간판을 내렸다. 그런가하면또 다른곳에선 새로 문을 열기도 해 갈치요리의 인기가 쉬 식지않음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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