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구청에서 도세(盜稅)사건이 불거지기 얼마전 어느 자영업자가 구청에 지방세를 내러갔다가희한한일도 다 있더라며 사연을 털어놓은적이 있다. 수백만원의 세액을 좀깎아줄 방안이 없느냐고 담당공무원에게 농조로 얘기하며 '봉투'를 슬쩍 내밀었더니 즉석에서 절반으로 감액해주더라는 얘기였다. 이 자영업자는 세금이야 깎아줄턱 없을테고 이를 빌미로 여타의 편의를 좀 보겠다는 일종의 보험성격의 '봉투'를 내밀었는데 기다렸다는듯이 그것도 절반이나 깎아주길래 세상에세금도 깎아주는구나 하며 오히려 자기가 더 황당해지더라는 것이다. 상업은행 마포구청출장소에서 3억이나 되는 차량등록세가 증발되는 사건이 터져 진상조사와 함께 서울시내 모든 구청으로불똥이 튀면서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은행직인이 찍힌 납세필증은 발부됐는데 정작 돈은 은행에 입금되지 않고 공중으로 사라졌다는 참 희한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제2의 도세(盜稅)사건으로자칫 전국으로 비화될 것 같다. 은행측에선 등록세대행업자의 농간에 은행원이 휘말린 것 같다며 일단 증발된 세금을 당해구청에 입금조치하면서 사건 확대를 진화하려는 움직임이다. 그러나수사를 맡은 경찰은 구청공무원과 은행직원들의 공모에 의한 조직적인 등록세 횡령사건으로 보고진상규명과 더불어 수사범위를 일단 서울시내 전 구청으로 확대하고 있다. 확대 수사의 단서는95년이후 2천건의 등록세 약 20억원이 등록일자와 은행수납일자가 최고 97일간이나 시차가 생긴것으로 드러났는데도 그동안 1건도 적발되지 않았다는데서 찾고 있다. 이번 사건은 공무원의 비리가 과연 어디까지일까를 보여준 단면이기도 하지만 은행의 공신력에도 큰 문제가 생긴 기묘한사건이다. 사안으로 봐 지방에도 충분히 생길 수 있는 개연성이 높다. 남의 일처럼 구경만 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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