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 우리 모두 올바른 선택을

치열했던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공식적으로 22일간의 선거전이 17일 자정으로 마감되고 새시대에 국가진운을 짊어질 지도자를 선택할 한 표(票)를 행사케 되는 것이다.우리는 오욕으로 얼룩진 20세기 한반도역사를 벗어던지고 21세기를 열어나갈 15대 대통령 선출을 앞두고 벅찬 감회를 갖는 한편으로 최근의 총체적 경제난국 앞에 착잡한 심경이다.21세기를 향해 도약의 가교를 건설해야할 중차대한 시점에 선출되는 대통령이 고작 IMF협약 이행을 강제받아야 하는 초라한 위치로 전락한 현실앞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어느 누구인들 일말의 비장감과 허탈감을 느끼지 않겠는가.더구나 선거기간동안 대선후보들이 보여온 인신공격과 비방, 폭로등 대통령감답지않은 행동에 우리 모두 식상, 차라리 선거를 포기하고 싶은 심경조차 가질수 있음직하다.그렇지만 설령 그렇다해도 선거를 포기해서는 안될 일이다.

지금이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또 정치권에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큰 인재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 모두 투표에 참여해서 결집된 표심(票心)으로 당선자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믿어진다. 또 전 국민이 투표에 동참, 눈을 부릅뜰때 집권자를 비롯한 정치권 전체를 견제할 힘이 생긴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이번 선거의 가장 주요한 쟁점으로 3김 청산, 정권교체, 세대교체가 손꼽힌다.유권자들은 이제 냉정한 시각으로 어느 후보의 주장이 가장 정당한 것인지 다시 한번 검토, 최선의 선택을 해야할 것이다.각 후보들은 표밭을 의식, 제각각 1백여개가 넘는 공약들을 내세우고 있다.

'IMF 시대'개막으로 실현이 불가능한 공약들을 남발, 유권자들을 현혹시키는 경향도 없지 않다.따라서 어느 후보가 가장 허황된 공약(空約)이 많은지를 검토하는 것도 올바른 지도자를 선택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또 유사이래 처음 도입된 미디어 선거의 결과 이번 선거에서는 종전보다 훨씬 더 확실하게 후보자의 인품과 능력, 경륜등을 살필 수 있었다. 그런만큼 용모나 재치, 순발력등에 치우치지 말고 후보의 정견과 경륜을 따져서 올바른 한 표를 던지자.IMF 파고를 타고 넘어 21세기 국가진 운을 열어나갈 지도자로서는 누가 가장 적임자인지, 반드시 우리 모두 투표에 참여해서 깨끗한 '한 표'로 가름하자.

---수입시약의 광우병 우려

온통 나라전체가 대통령선거분위기에 젖어있는 동안, 우리사회의 허점이 또 드러나 충격을 주고있다. 사회전체가 격변의 소용돌이속에 휘말리더라도 공무원들만은 눈을 부릅뜨고 제자리를 지키고, 나아가 국민의 재산과 인명보호에 철저해야 할터인데 그렇지못한 것이 개탄스럽다.

지금 홍콩을 휩쓸고 있는 조류독감이 전세계로 확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팽배하고 있어도 보건당국은 예방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국민들은 알지 못한다. 더욱이 광우병과 관련있는 크로이츠 펠트-야콥병(CDJ)의 변종(變種)에 오염됐을지도 알수 없는 영국산 암진단용시약이 수입돼, 국내환자들에게 투약된 사실은 한마디로 어처구니 없다.보건복지부는 서울대병원등 핵의학과가 설치돼있는 20개 대형병원에 수입된 6백10앰풀중 5백90앰플이 이미 공급됐음을 확인하고 미사용분 전량을 수거·봉인토록 긴급지시한 것이다. 지금 당장 소비량과 투여대상환자파악이 급선무가 되고 있다.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은 광우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뇌질환인데, 잠복기간 4~20년, 주로 60대이상 연령층에 발병하기 쉽다고 한다. 발병초기엔 치매증상을 보이다 1~2년내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이다.우리는 여기서 수입·유통과정상의 잘못을 밝힘과 동시에 보건당국의 감시·감독소홀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수입업자가 수입한 특수한 의약품에 대해 실험·검증하는 절차가 있는지 없는지, 의아스럽다. 선진국인 영국제품이니까 무조건 믿고 사들였다면 문제가 더 심각하다. 외제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은 이미 아이스크림·햄버거·오렌지등에서도 나타났듯이 병원성균이 얼마든지 검출되거나 잔류농약성분이 기준치를 훨씬 넘는 예가 적지않았음을 보아도 알수 있다.이 시약(試藥)이 알부민과 방사선동위원소 테크네튬등으로 만들어진 고도의 의학기술집약형 약품이기 때문에 우리 의약품기술로는 체크할 수 없었다면 더 큰 문제다. 유통과정서도 전혀 검증절차 가 없었다면, 이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보건당국은 문제가 생길때마다 인력과 장비타령을 해왔으나 다른 것은 더 긴축하더라도 국민생명과 직결되는 분야에 대한 투자는 소홀히 해서 안될 것이다.보건당국은 '이번 시약사용으로 변종 CDJ발병 위험은 미미한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있으나 국민들의 입장에선 안심하지 못한다. 단 한사람의 생명이 희생된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사태로 보는 인명존중의 태도를 가지는 것이 마땅하다. 투약된 환자의 예후(豫後)를 철저히 관찰하고, 그 결과도 국민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 아울러 다른 수입의약품에도 이와 유사한 경우가 없는지 감시체제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