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민련 우리도 집권당

자민련은 집권당인가. 이 물음에는 양론이 존재한다. 15대 대선에서 김대중(金大中)후보가 승리, 김대중-김종필(金鍾泌) 두사람의 공동집권 구상이 현실이 됐으므로집권당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국민회의가 집권당이고 자민련은 이를 도왔을 뿐이라며 현실론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선거전의 양당 합의대로라면 자민련은 국무위원을 제청, 해임 건의할 수 있는 실세총리를 낼 수 있다. 또 각료자리의 50%%도 보장받고 있다. 자민련은 또한 공동집권의 기반으로 2년반 뒤의 내각제 개헌도 약속받아 놓고 있다.

선거 이후 양당의 모든 공동행사에는 김대중당선자와 김종필자민련명예총재,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 등 세사람이 헤드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회의 측도 선거 이전의 회의적 시각을 거의 털어버린 듯하다. 선거기간중 보여준 JP와 TJ의 헌신적인 선거운동과 결과도 DJT연대의 효과가 결정적으로 기여했음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김대중당선자도 22일 양당 합동의원총회에서 "양당은 이제 별 차이가 없다"고 자민련에 대한 예우와 배려를 확인했다.

또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의석수를 합해도 원내 소수파라는 현실도 양당의 공조를필요로 하는 대목이다. 자민련의 한 핵심당직자는 "밖에서 생각하는 이상으로 DJ,JP 두 사람의 신뢰가 두텁다"고 설명한다. JP 초대 실세총리설이 양당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 분 사이에는 우리들이 모르는 깊숙한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는 것이 자민련측의 확신이다. "JP가 총리를 맡아야 공동집권이완성된다"는 것이 자민련측의 기본입장이다.

다른 한편으로 "정말 우리가 집권한 것인가"라고 자문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한당직자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당사 앞에는 대선승리를 자축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지만 당사 안의 분위기는 선거에 승리한 정당답지 않게 차분하고 조용하다. 표정은 밝지만 바빠 보이지도 않는다. 다만 "누가 한 자리 맡을 것"이라는 정도의 하마평은 무성하다.

적극적으로 국정을 논하는 이야기는 없다. 선거때의 무용담이나 하는 정도다. 당사풍경 또한 하루종일 북적대는 국민회의와는 대조적이다. 하객들과 눈도장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 김종필명예총재와 박태준총재실을 제외하고는 개점휴업 상태다.

그러나 최재욱(崔在旭)총재비서실장은 이와 관련, "지금부터 내각제나 정치이야기를할 때가 아니다"며 "앞으로 1년간은 오직 경제살리기에만 매달려도 부족할 판"이라고 말했다. 거론할 자격이 없어서가 아니라 안팎의 분위기때문에 나설 때가 아닐뿐이라는 설명이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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