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IMF의 한파가 정말 대단하구나 싶다. 당장 기업이 잇달아 망하고 근로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는 경제사회적인 측면에서만 봐왔던 우리. 실상은 더 큰것을 잃어가고있는 줄은 모르고 있다. 그것은 바로 '문화·예술의 실종'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나라가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있는데 무슨 뚱딴지같은 '문화타령'인가 할지모르나 그렇지 않다. ▲의식주는 몇단계 내려서도 살 수 있지만, 문화·예술이 침잠(沈潛)하면 나라의 진정한 모습을 잃게 된다. 세계를 향해 오라고 하지 않아도 사시사철 관광객이 몰려드는 나라는 단순한 산천경개만이 자랑이 아니다. 그들나라의문화·예술의 심오함·장대함이 발길을 모으고, 또 붙잡고 있다. ▲요즘들어 우리나라의 문화·예술활동은 극히 미미하기 짝이 없다. 화랑이 썰렁해진지는 오래다. 음악·연극·문화활동에도 신바람이 사라지고 있다. 문학생활이 특정인에 국한된 것이 아님에도 오불관언(吾不關焉)이 된 것이다. 이렇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문학예술단체에 대한 기업의 지원이 뚝 끊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오는 얘기가 문화예술인들도 찬조·협찬에만 기대지 말고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뮤지컬 '명성왕후'의 성공등을 예 든다. 그러나 좋은 작품으로 승부를 걸면 성공할 수야 있겠지만, 우선 소비자측의 참여가 있어야한다. 왜 김덕수의 사물놀이패가 외국에서 더인기있고, 재즈 뮤지션 이정식이 미국무대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가. 바로관객이고 애호가인 우리자신들이 우리 문화·예술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아닐까. 경제적으로 어렵고 쪼들릴수록 문화예술분야에 조금만 눈 돌려보면 예전에못느꼈던 마음의 위로·정신의 평안함을 분명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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