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도 괴로운데 실업급여 받느라 또 괴로움을 겪어야 합니까"
5일 오전 대구노동청 앞에서 만난 박모씨(46)는 한참을 밖에서 맴돌며 한숨을 내쉬다 무겁게 걸음을 옮겼다. 박씨가 가는 곳은 직업안정과와 고용보험과.
두달전 다니던 회사가 느닷없이 부도나 직장을 잃은 박씨.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기에 노동청을찾았다. 퇴직금은 커녕 밀린 월급도 제대로 못받던 터라 반갑기 그지없었다. 몇가지 절차를 거쳐30여만원을 받게 되자 너무나 기뻤다.
하지만 지금은 한달에 두번 노동청을 찾는 일이 가장 괴로운 짐이 됐다. 실업급여를 계속 받기 위해서는 실업인정을 받아야 한다. 실업인정이란 실직자가 그동안 취업하지 못하고 구직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것을 입증해 실직상태를 인정받는 것."누구를 만나서 취업을 부탁했고, 어느 업체를 찾아가봤고…. 설명을 의심의 눈초리로 대하는 직원에게 꼭 구걸하는 기분이 듭니다"이같은 일은 노동청을 찾는 하루 2백~3백명의 실직자들이 한결같이 겪어야 하는 절차. 최근에는취업사실을 속이고 실업급여를 받는 부정수급자들이 늘어나는 바람에 직원들의 질문이 한층 집요해졌다. 실직자로서는 그만큼 더 속이 상할 수밖에 없다.
실직자가 급증하는데 노동관서 인력이 태부족인 것도 괴로움을 가중시킨다. 신청자가 몰리는 날엔한두시간씩 기다려야 하기 때문. 노동청을 나서던 한 30대는"올때마다 다음엔 안 와야지 하지만한푼이 아쉬운 실업자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냐"며 고개를 떨궜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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