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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한나라의 한비자(韓非子)는 '정치는 목욕하는 것과 같다'(爲政猶沐也)고 했다. 머리를 감으면 필요없는 머리카락이 빠져나가고 새로운 머리칼이 돋아난다. 피부의 때를 씻어내면 때를먹고 기승을 부리던 비듬들이 씻겨져나가 시원해진다. 정치가 이와 같다면 백성들의 마음은시원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가 썩고 병들면 씻어낼 생각을 하기는 커녕 더러움을씻어낼 목욕물마저 없애버리려고 한다. 썩은 정치는 뒤가 구려 진실이나 정의.정직 등을 원수처럼 여기고 탄압한다. 이윽고 세상을 시궁창처럼 만들어버린다. 정치는 맑고 깨끗해야 한다. 음모와 술수를 부리고 권력을 독점하려고 투쟁을 하면 사람들은 죄없이 공포에 떨어야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시궁창에 비유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고 본다.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썩지 않은 곳이 없고, 고약한 냄새가 나지 않는 구석도 없다. 연일 보도되고 있는 의정부지원.검찰지청의 수사내용과 교수임용비리는 우리사회 전체가 비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형편임을 말해준다. 그 요인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겠지만 정계.재계.교육계등 국가지도부의 비리부패 요인이 가장 큰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청렴 의무를 규정하고 부패관련자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들은 많지만 그 효과문제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없다. 담당기관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고, 반부패정책의 집행이 일관성과 공정성을 잃고 있음을 본다. 정치인들과 고비용 정치구조는 거기 보태지는 엄청난 '+α'라는 점은 비극이다.쯠부정부패의 청산은 우리의 시급한 숙제다. 지금의 경제 위기가 말해주듯이 제도와 기관에대한 불신은 국가 신뢰를 떨어뜨리고 국제경쟁력을 약화시켜버린다. 한비자의 말이 절실한이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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