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차관급이상 정부고위직 인사를 놓고 여러가지 말들이 있다. 호남과 충청출신인사들이대거 차지했고 특히 검찰, 경찰, 안기부 등 권부의 핵심부서를 호남인맥들이 장악한 데 대해국민일반의 눈길이 곱지만은 않다.
그러나 문희상(文喜相)청와대정무수석의 발언은 민심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는 듯해 다소실망스럽다. 그는 10일, 얼마전 단행된 장차관급인사에 대해 "장차관급에 호남, 충청인사들이 55%를 차지하는 게 무슨 문제냐"며 운을 뗐다. 그는 자신의 논리적근거로 "우리나라는호남권과 충청권, 그리고 영남권의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으며 따라서 호남, 충청권인사는합쳐 60%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부족하다는 주장을 폈다.
궤변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서울, 경기지역 주민들과 강원도민들은 국민도 아니란 말인가. 또 호남과 충청권이 합친 인구가 과연 영남권 전체와 비교하면어느 정도인가 등의 이의가 생긴다.
문수석은 핵심 요직에 대한 호남독점에 대해 "이전 정권때는 특정고가 모두 차지하지 않았느냐. (통치부서 장악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아니냐"며 당연시하는 태도까지 보였다.이에 기자들이 "그래서 그동안 특정고, 특정지역 편중인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지 않았느냐"고 질문을 하자 꿀먹은 벙어리마냥 마땅한 답변을 못했다.
정무수석은 매우 중요한 자리다.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고 막후에서 여야간의 정치가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책무를 지닌 요직중의 요직이다. 전정권에서 이원종(李源宗)정무수석이 국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는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 김대중(金大中)정권은 국민들이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인사에서부터 정책에 이르기까지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또 아울러 권력의 핵심인사들은 더욱 더 겸손한 자세가 요구된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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