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완승으로 끝난 4.2 재.보선은 무엇보다 일반의 예상을 깬 결과였다는 점에서 향후 정국에 미칠 파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한나라당으로선 영남권의 탄탄한 지지기반을 재확인, 거야(巨野)로서의 위력을 과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권은 공동정권의 한계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때문에 여소야대란 현 정국구도가 견고해진 만큼이나 여권에 의해 본격화된 정계개편 행보는 일단 주춤해질 전망이다. 물론 이같은 상황이 역설적으로 여권측에 인위적인 방법까지 동원, 정계개편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이 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한나라당은 보선 결과에 편승, 당내 동요를 추스리는데 주력하게 될 것이며 이의 연장선상에서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에 대한 국회 인준문제등을 둘러싼 대여투쟁에서 강경노선으로 치닫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당권을 둘러싼 갈등도 절충점을 찾을 수있는 여지가 커지게 됐다.
물론 이번 보선에 대한 산술적 이해 득실을 따진다면 한나라당으로선 1석을 추가한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자민련측이 당력을 집중했던 문경.예천에서의 예상밖 선전 등을 볼때 정치적 의미는 훨씬큰 것이다.
우선적으로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일부 소속의원들의 탈당 움직임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여권의 연합후보 출마를 우려, 동요했던 서울 및 수도권의원들에게도 일정수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것이다.
반사적으로 여권, 특히 자민련의 정계개편 행보에는 제동이 걸리게 될 것이다. 결국 여권의 세불리기는 당분간 개별적이고 소규모에 그치는'이삭줍기'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다.그러나 여소야대 구도가 더욱 고착화되는 형국인 만큼 여권에선 정계개편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어떤 식으로든 정계개편을 서두르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한나라당 내부적으로는 조순(趙淳)총재 등 당권파들이 위상을 제고할 수 있게된 만큼 전당대회를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당권다툼 양상에 변화의 조짐을 예상할 수 있다. 즉 지방선거에 대비, 강력한 지도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비당권파들의 명분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타협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최소한 지방선거까지 한시적으로 현 지도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절충될 것이란 전망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한나라당은 대여(對與) 전열을 정비하기 위해서도 JP인준 문제 등 각종 정국 현안들을 놓고 강경노선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국은 지방선거를 두달 앞두고 있다는 사실까지 감안할 경우 해빙보다는 경색 국면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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