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 돌입이후 대량실업과 임금삭감등 실질적인 가계소득이 엄청난 폭으로 줄어들면서소비자의 구매형태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고있다.
백화점·대형할인점등 유통업계는 세일·바자회·기획상품전등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지만 이미 충동·사치성 구매는 '옛말'이 되고있다.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저가격의 '싸구려 상품'만을 찾는 것이 아니다. 각 유통업체마다 가격파괴가 연일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소비자의 입맛은 품질과 브랜드면에서 여전히 고급을선호하고 있다. 이제 소비자의 구매패턴은 '저비용 고효율'을 향하고 있다. 소비형태의 새로운 질서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각 품목별 구매취향과 가격대를 점검해본다.
▷의류
의류의 구매취향은 가히 혁명적으로 변모하고있다. 구매가격대가 절반 가까이 낮아진데다해외 유명브랜드보다는 국내 상품을 찾는 경향이 눈에 띄게 늘고있다. 게다가 색상과 디자인 역시 화려한 측면보다는 어두운 계통과 단순한 형태가 각광을 받고있다. 각 브랜드의 상품 출시가격 역시 원단과 부자재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예년 수준으로 동결되거나 오히려깎인 실정이다.
남성정장은 예년의 경우 백화점매장에서는 40만~50만원대가 주로 팔렸으나 올들어 25만~35만원대가 주류를 이루고있다. 바지도 5만~15만원대의 고급이 주로 팔렸으나 이제는 3만~7만원의 균일가 상품이 인기를 끌고있다.
와이셔츠 역시 유명 브랜드의 5만~7만원선 상품이 주종을 이뤘으나 이제는 균일가상품전등을 통해 1만9천~3만5천원대가 잘 팔리고있다. 넥타이도 4만~5만원 수준에서 1만~2만원대 한정판매상품이 인기를 끌고있다.
이때문에 백화점 의류매장에서 한사람이 1회 쇼핑에서 구매하는 평균 가격대(객단가)는 지난해보다 2만~3만원가량 낮은 10만원선으로 떨어졌다.
한편 여성의류는 정장스타일의 상품이 강세를 이뤘으나 최근 들어서는 활동성이 강하고 정장과 캐주얼측면을 겸비한 레포츠의류의 판매가 활발해지고있다.
특히 기획상품이나 이월상품의 신장세가 뚜렷해지고있으며 1인당 평균구매가격도 예년보다40%가량 낮은 14만원대로 떨어졌다.
▷가전제품·컴퓨터
수입품의 판매가 지난 해보다 절반이상 떨어졌다. 일부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의 경우 외제품매장이 아예 철수하는 사례까지 부쩍 늘고있다.
특히 냉장고·에어콘·TV등은 절전형과 단순기능을 갖춘 보급형이 많은 인기를 누리고있다.
TV는 30인치 이상 대형제품의 매출이 줄어드는 대신 29인치 이하 제품의 판매가 호조를보이고있다.
그러나 냉장고의 경우 5백ℓ 이상의 대형 제품 선호도가 변하지 않고있다. 국산 가전3사의경우 5백ℓ이상 제품이 전체 판매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있다. 예년에는 수입제품과 국산품의 판매비율이 백화점의 경우 6대 4의 비율을 이뤘으나 이제는 상황이 역전, 3대7 비율을보이고있으며 할인매장의 경우 수입매장이 점차 없어지고있는 실정이다.
컴퓨터는 지난해까지 2백만원대 이상의 고급사양을 갖춘 제품들이 주로 팔렸으나 올들어 모니터를 포함, 1백만~1백50만원대 제품이 주종을 이루고있다.
또 대구 교동시장 일대 전자부품 상가에서는 조립컴퓨터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신발·가방류
구두의 경우 10만원선의 고가품들이 세일등을 통해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팔리고있다. 여자구두의 경우 아직 신패션이 인기를 끌고있지만 디자인보다는 실용성이 강한 제품의 매출이꾸준히 증가하고있다.
특히 청소년들사이 한때 유행처럼 번진 외제선호현상도 시들해져 액티브, 프로스펙스등 국산품 매출이 급신장하고있다. 이때문에 운동화의 평균 구매액은 지난 해보다 2만원가량 떨어진 4만~5만원대로 집계되고있다.
핸드백의 경우도 정장스타일에 어울리는 디자인보다는 캐주얼풍이 주류를 이루고있으며 평균구매액 역시 전년보다 1만원가량 떨어졌다.
▷시계·보석류
예물시계의 경우 국산품의 매출 비중이 크게 늘었으나 전체 매출액은 30~60%가량 줄어들었다.
1백만~6백만원이상 하는 롤렉스, 오메가등 유명시계의 매출은 거의 바닥권을 헤매고있는 실정. 돌체, 갤럭시, 카리타스, 오딘등 국산 예물시계도 종전 50만원대 이상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올들어 30만원대가 주로 팔리고있다.
보석류는 다이다반지를 찾는 이들이 크게 줄어들면서 매출규모 역시 크게 위축되고있다. 백화점매장의 경우 종전 1백만~2백만원대 예물이 주종을 이뤘으나 최근들어 평균 50만원대이하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화장품·주류·가구
화장품의 경우 수입품과 국산품의 매출신장률이 올들어 역전되고있다. 특히 실용적인 슈퍼용 화장품의 매출은 최근들어 30%이상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화장품의 경우 매출급감에도 불구, 고가품은 여전히 잘 팔리고있다.
주류는 전반적으로 20%이상 매출이 줄어들고있으나 국산양주의 매출은 크게 떨어지지 않고있다.
가구도 수입매장이 거의 철시한 상태에서 실용성 있는 국산제품이 인기를 끌고있다. 소파는값비싼 천연가죽제품보다는 1백만원이하의 인조가죽제품이 선호되고 있다.
〈柳承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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