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뉴스추적-몰래카메라에 잡힌 '몰래 불륜'

'몰래카메라'를 여관방에 설치, 투숙한 부녀자를 협박해 8천여만원을 뜯으려 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구해주씨(43·경북 경산시 와촌면)의 조사과정에서 IMF를 무색케하는 사실들이나타났다.

구씨에 따르면 고급 여관엔 대낮부터 항상 손님이 넘쳐났고 특히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4팀은 거뜬히 걸려들어 구씨의 협박대상이 됐다.

여관에 들어온 여성들은 모두가 가정이 있는 주부. 과거 '협박범'들이 이용했던 차량번호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대다수가 택시를 이용했고 상대가 될 남자와 함께 들어가지 않고미리 약속을 해 여관 안에서 만났다. 007영화를 방불케하는 수준이어서 조사를 하던 경찰관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

주부들의 불륜은 대부분 흔들리는 가정에서 시작됐음이 이번 사건에서도 확인됐다. 사업때문에 집에 자주 들어오지 않는 남편때문에 재미삼아 한 번 사귄 주부, 술집에 놀러갔다가만난 남자에 빠져버린 경우 등 제자리를 지키지 못할 때 불행은 싹튼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줬다.

사건 보도 이후 '혹시 내 아내가 아닌가'를 확인하는 전화가 몇 통화씩 경찰서로 걸려와 경찰관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해결한 대구 달서경찰서 수사2계 백영기계장은 "범인도 죄가 크지만 새벽부터나가 열심히 일하는 남편을 두고 이런 짓을 저지른 주부들도 문제가 많다"며 " 갈수록 지능화되는 범죄는 조금이라도 허점이 있는 사람에게는 어김없이 파고 든다는 교훈을 잊어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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