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촌지파문 지나친 의식 학부모.교사 항의도

17회 스승의 날을 맞은 15일 각급 학교의 분위기가 예년과는 크게 달랐다. 지난해만 해도선물로 넘쳤으나 올해는 카네이션 조차 갖고 오지 못하게해 꽃을 달지않고 하루를 보낸 교사들도 많았다.

대구 ㅇ여중 학생과장(48)은 요며칠 무척 난처했다. 촌지파문 탓으로 동료 교사들이 스승의날을 맞아 학생들이 달아주는 카네이션 마저 싫다며 스승의 날 기념식을 없애자고 요구해이를 설득하느라 곤욕을 치른 것.

ㄱ중 한 교사는 14일 종례시간에 무척 망설였다. "공연히 선물을 가져오게해 말썽을 일으키지 않도록 학생들에게 주의를 주라"는 교장의 주문에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었던 것. 이 교사는 결국 아무말도 못했다.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 학생에게 선물을 가져오지말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것 같아서였다.

지난해만해도 학생회 주관으로 학생 1인당 1천원씩 모아 교사에게 양복을 선물하기도 했으나 올해는 절대 엄금 지시를 내렸다. 찾아오는 학부모도 거의 없었다.

ㅎ여고는 교사회의에서 아예 카네이션조차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ㅈ초교도 학생들에게 카네이션을 가져오지 말도록 했다. 교장이 달아주려했으나 교사들은 이마저 거절했다. 15일 아침 카네이션을 갖고 오는 학생도 거의 없었다.

포항교육청은 스승의 날에 꽃을 달지말도록 지시해 학부모와 교사들의 항의전화가 잇따랐다. 14일 꽃집 상인 30여명이 교육장을 찾아가 꽃 엄금 지시에 거세게 항의했다.ㅎ초교 한 교사(36)는 "분위기가 이런데 카네이션을 받아 무엇하느냐"며 "차라리 스승의날을 없애든지 하루 쉬게하는게 교육적"이라고 주장했다. 〈崔在王.金敎榮.林省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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