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사가 마련한 6.4 경북지사 선거 후보 대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이의근, 자민련 이판석두 후보는 그동안의 치열했던 경쟁을 증명이나 하듯 쟁점마다 한치의 양보없는 설전을 벌였다.
1일, 선거일을 사흘 남겨두고 열린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가두유세 등에서 못다한 말을 쏟아부으며 서로 막판 공세를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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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국=두 후보는 개발공약을 몇가지씩 제시했습니까.
이를 실천하는데 필요한 예산이 얼마인지 밝혀주시고 확보방안도 말씀해주시죠. 또 두 후보의 공약에 차별성이 없어 누가 당선돼도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이의근=51개 사업을 제시했는데 실천하는 데 60조원은 들 것으로 봅니다. 그중 많은 사업은 지난 3년간 추진해온 것입니다. 이미 사업을 시작한 셈인데 그동안 14조원이 투자됐으니앞으로 46조원만 더 투자하면 됩니다. 지금 경북도의 각종 투자예산 6조~7조원중 매년 4조원만 투자하더라도 4년동안 16조원을 투자할 수 있습니다.
모자라는 30조원은 향후 계속사업으로 추진될 것입니다.
이판석후보 공약을 보니 제가 발표한 '21세기 신경북비전'과 상당히 닮았습디다.▲이판석=저는 그동안 민간인으로 있었으므로 제가 발표한 공약은 일종의 비전 제시입니다.그 공약을 실천하는데 총액이 얼마인가 하는 구체적 문제는 지사에 당선되면 관계부서와의협의 등을 거쳐 확정지을 것입니다.
공약이 비슷하다고 하는데 저는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식이 아닌, 도민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되는 것 하나라도 챙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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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국=지방선거후 대대적인 정계개편이 있을 것이란 추측이 정치권에 파다한데 이의근후보는 한나라당을 고수할 것인지, 이판석후보는 자민련에 계속 있을 것입니까.
▲이의근=정당은 정치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며 현재로선 한나라당을 선택해 후보로 뛰고 있습니다.
▲이판석=제가 자민련을 선택한 것은 여야를 떠나 제가 가장 존경하는 박정희 전대통령의민족중흥 정신을 이어받은 이가 김종필총리서리이고 이를 경제발전으로 계승한 이가 박태준총재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정계개편이 있다 해도 그분들과 행보를 같이 할 것입니다.★.....
김시영=두 후보의 공약은 대체로 개발사업에 치중해 있는데 환경과의 조화에 대해 어떻게생각하십니까.
▲이의근=지자체중 환경관련 조례를 가장 먼저 만드는 등 도정 기본바탕을 문화.환경도정으로 하는데 힘써 최근 환경연합이 실시한 친환경적 시책 평가에서 우수하다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판석=60~70년대는 개발의 시대여서 환경문제는 다소 뒷전이었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개발이 됐으므로 환경보전에 소홀히 할 계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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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이판석후보의 공약중에 포항, 경주 등지의 가뭄대책을 세우겠다는 게 있는데 댐건설같은 환경파괴가 아닌 가뭄대책이 있습니까.
▲이판석=경북 동해안지역은 매년 식용수마저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어왔어요. 이젠음용수 전용 댐이라도 만들 때입니다.
▲이의근 반론=지금 안동댐 임하댐 도수로 공사를 하고 있어 이 지역 식수난은 그렇잖아도곧 해결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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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규=IMF체제이후 무엇보다 화급한 실업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장의 대책은 무엇입니까.
▲이의근=대기업협의회를 구성해서 실업자 발생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두번째는 공동사업을 조기발주하는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기술교육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또 낙동강, 동해안 연안개발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겠습니다.
▲이판석=이의근후보의 사업 조기발주방책에 대해 얘기하면 조기발주 사업도 경북도와 시군이 일부 사업비를 부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경북만 해도 지금 7백억~8백억원의 결손을보고 있는데 이런 형편에 조기발주가 가능합니까. 저는 그대신 대대적인 치수사업을 벌이겠습니다. 실직자들은 임금을 받아 좋고, 재해사고도 단계적으로 예방되고, 경기침체도 해결되고, 환경문제도 해결되고, 미관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이의근 반론=사업 조기발주가 재정난으로 어렵다는데 올해도 이미 사업의 80%를 조기발주했어요. 이판석후보가 대대적인 치수사업을 벌인다는데 그 재원은 어디서 마련할 지 오히려 의심스럽군요.
▲이판석 재반론=한강개발사업처럼 참여업체가 파낸 모래나 자갈로 블록을 찍어 팔아 재원을 만드는 방식을 원용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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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이판석후보는 이의근후보의 대표적 거품행정사례로 경주 문화엑스포를 들어 비판했다가 요즘에는 중앙정부로 이관하자고 말을 바꾸고 있는데요.
▲이판석=엑스포 자체를 반대한 건 아닙니다. 동네잔치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지요. 무엇보다 이의근후보가 입장객을 3백만명이나, 그것도 외국인 10만명까지 얹어 유치하겠다고 하는 게 걱정입니다. 경주 안 가본 한국사람은 드물 것이고 특히 요즘 관광갈 사람 많겠어요.
▲이의근 반론=엑스포 구상 자체에는 많은 사람이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화행사를수지타산만 따지는 장사로만 봐서는 안됩니다. 입장객 확보책의 하나로 학생들을 주 관광대상으로 할 계획입니다. 국내 관광회사와도 연락하고 있어요.
외국인 입장객 수는 경주 봄축제의 외국인 관광객 수를 참고했는데 올해 10만명이 넘게 왔어요. 엑스포에는 일본의 자매결연 도시에서나 중국에서도 많이 올 것입니다.
▲이판석 재반론=그렇게 범국가적으로 홍보했던 광주비엔날레에도 지난해 행사에 89만명밖에 안왔어요. 입장료와 차비, 점심값으로 많은 돈이 드는데 그 돈 내고 행사 보러 갈 사람있겠어요. 관광사업은 수지타산을 따지는 게 아니라고 했는데 로마, 파리 등은 이에 크게 의존하고 있잖아요. 외국 공연단체를 초청하면 비행기값이나 숙박료를 부담해야 하는데 IMF시대에 그렇게 하면서 행사해도 괜찮은 것입니까.
▲이의근 재반론 =외국이 관광사업으로 이익 본다고 했는데 문화엑스포는 관광사업이 아닌문화사업입니다. 자꾸 적자라고 하는데 계획을 수립할 당시만 해도 법인운영비를 빼면 적어도 1백50억원은 흑자를 낼 계획이었어요. 과연 얼마나 될지는 결과를 두고 봐야 하겠지만요.▲이판석 재재반론=신라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것은 국가가 해야하는 것 아닐까요.▲이의근 재재반론=지방화시대를 맞아 지방이 할 수 있는 것은 가능하면 지방이 하는 게맞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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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이의근후보는 처음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유세의 태반을 상대 비난에할애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또 이판석후보는 경북도 복지예산이 25%줄었다고 하다가 장애인 복지예산이 그만큼 줄었다고 해 말바꾸기라는 지적이 있는데….
▲이의근=나름대로 비방을 하지 않기위해 수없이 다짐을 했고 정책대결로 갔다고 생각합니다. 유세과정에서 그렇게 비쳐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판석=말바꾸기를 한 적은 없습니다. 96년 국회보건복지위 조사에서 노인.탁아.아동 등순수 복지예산은 전국 15개 시도중 최하위를 차지했고, 98년 경북도 예산개요에서도 98년다.
▲이의근 반론=복지예산이 줄었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고 장애인 예산은 오히려 16% 늘어났습니다. 현직이 아니기 때문에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판석 반론=예산개요에서 사회복지예산은 97년 92여억원, 98년 82여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이의근 재반론=예산은 추경 2차례, 연말결산 등을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에 당초예산과는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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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두 후보는 당선되면 임기내 도청이전을 약속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방안이 없지 않습니까. 수조원에 달하는 재원은 어디서 구할 작정입니까.
▲이판석= 도청 청사까지 짓는다는 것은 아니고 도민의 기대욕구에 충족될 만큼 적지라도선정해 단계적으로 옮기겠습니다. 현 단체장이 다음 선거를 의식, 표와 인기에 연연하다 보니 매듭을 짓지 못했습니다. 재선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임기 한번으로 족하다는 각오만 있다면 누구의 눈치를 볼 것도 없고, 합법적인 절차로 해결할수 있습니다.
▲이의근=도청이전 문제에 대해 지난 3년간 양심을 걸고 추호도 표를 의식한 적 없습니다.이전특위를 구성하고 데모에 앞장서는 사람도 설득하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 정도도성과로 보고 있습니다. 그만한 토대가 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할 수 있습니다. 섣불리 발표해 놓고 전남의 경우처럼 진행이 안되면 갈등만 조장할 수 있습니다. 빠른 시일내에 선정해 놓으면 옮기는데 5~6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판석 반론=이의근후보가 지난 선거때 임기중 옮기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는데 도민들에게 사과를 하는 게 순서입니다. 3년동안 옮기지 못했는데 앞으로 4년만에 옮길 수 있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의근 후보가 도청이전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면 특위를 구성해놓고 회의를 1년에 2번밖에 열지 않았겠습니까. 책임전가를 위해 형식적으로 만든 게 아닙니까.
▲이의근 반론=특위는 3번이나 열었으며 특위는 자문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판석 후보가향후 4년간 입지를 정할 수 있다는 보장은 누가 하겠습니까.
▲이판석 재반론=지난 3년에 못했는데 향후 4년동안엔들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이의근 재반론=이판석 후보는 각서를 쓰더라도 보장을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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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이판석 후보는 상대 후보를 YS인맥이라고 공격하는데 도지사가 되는데 그 문제가그렇게 중요한 겁니까. 또 이의근 후보는 김영삼 전대통령과 현철씨의 인맥이라는 지적을어떻게 생각합니까.
▲이판석=사실대로 알고 넘어가자는 뜻입니다. 조그만 회사의 비서도 신임, 신뢰가 있어야임명되는데 청와대 행정수석은 국정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인간적인 관계가 없으면 할 수없는 자리입니다.
▲이의근=평생 행정가였지 정치는 하지 않았습니다. 김전대통령과는 아무런 친분이 없습니다. 더더구나 야당을 했기 때문에 현철씨와는 모릅니다. 의혹을 제기한 것 자체가 양심의 문제입니다. 청와대에서 박정희.전두환.김영삼 전대통령을 다 모셨습니다.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공세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이판석 후보가 YS를 당선시키는데 일등 공신이고 표를 많이끌어줘 중앙에 진출했습니다.
▲이판석=더 언급하면'더티'한 얘기가 많습니다. 그 당시 도지사로서 할 일은 했습니다.★.....
최창국=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왜 자신이 당선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말씀해 주십시오.
▲이의근=6.4지방선거는 단순한 정치행사가 아니라 21세기 도정을 누구에게 맡기는가 하는문제입니다. 지난 3년간 하루도 쉬지않고 열심히 뛰었습니다. 어려운 경제를 살리는데 앞장서고 여러 개발사업을 이뤄 위대한 경북을 만들겠습니다. 경북도민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이판석=우리 나라가 고통을 당하는 것은 지도자를 잘못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YS와 그패거리 일당을 심판하면서 경북도에 산적한 과제를 강력한 여당후보가 해결하겠습니다. 좌절할 것이냐, 전진할 것이냐는 도민들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모든 것을 던져 도민를 위해일할 것을 다짐합니다.
〈정치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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