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책읽는 선출직이 되자

월드컵 대회에 기대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한국축구를 두고 뒷말이 많다.

애초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질 우리의 축구가 아니라는 의견들이 이미 16강

고지를 놓쳐버린 지금에 와서도 논쟁거리로 남아있다. 월드컵이 전세계인의

꿈의 축제라는 사실만으로 국민적 관심이 클 수밖에 없겠지만 한국민들이 이

번 축구에 건 기대는 또다른 일면이 있다.

IMF체제로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려온 국민들은 비록 잠시지만 IMF를 한방

에 날려보내는 통쾌함을 이번 대회를 통해 맛보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국민적 여망은 좌절로 끝났다. 우리민족이 그렇게 자랑스럽게 여기

던 투혼정신도 세계벽을 뛰어 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오로지 실력만이 우

리를 지켜준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했다고나 할까.

민선 2기에 새 희망

16강 진출의 꿈이 무산된 월드컵을 아쉬워하며 지금 우리 국민들은 7월1일

이면 자리를 잡게 될 지방선거 당선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걸어본다. 경제

난과 더불어 작금 우리에게 불어닥친 각종 역경을 헤쳐나갈 주인공들로서 그

들에 대한 기대는 가히 적지 않다.

6·4지방선거가 61년이래 최저의 투표율(52.6%)을 기록하는등 국민적 관심

이 크게 떨어졌다고는 하나 민선2기로서 그 시대적 역할은 실로 막중하다.

특히 지금 우리는 국가적 위난속에 풀어가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

어 민의에 의해 선출된 이들의 지도력이 국가적 사활을 좌지우지 할 막강한

영향력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자치행정 구현은

새로운 민선2기를 끌고갈 당선자들은 이젠 새로운 각오로 6·4선거에서 나

타난 민의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선거가 왜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을 당했는지를 먼저 알고 '새

술은 새부대에'라는 심정으로 자치행정을 펼쳐가야 할 때다.

v

먼저 저질적인 정치풍토로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없다는 점이다. 정

직한 도덕정치를 실천하는 선출직이 되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는 것이다. 선거때는 어쩔 수 없이 유권자를 기만했다 하더라도 자치행정의

책임자로서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신뢰성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만 국난극복에 자치민도 함께 동참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근검절약을 몸소 실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과 아픔을 같이 할

줄 알아야 한다.

앞으로 2백만명까지 예상되는 실직자들의 어려움을 새 선출직들은 탁월한

행정력을 발휘, 고통을 반감시켜 주려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선출직들은 부단한 자기 성찰과 노력이 필요함을 반드시 인

식해야한다.

독서하는 지도층

이런 시점에서 필자는 새로 자리에 앉게 되는 많은 선출직에게 책읽기를

권하고 싶다.

'책을 읽으면 역사를 바꾼다'는 말처럼 독서하는 지도층이 많으면 그 사회

는 풍요로워 질 수 밖에 없다. IMF도 독서 한권으로 극복될 수 있다는 생각

을 가져 보면 어떨까 싶다.

97년 미국의 클린턴 정부가 책읽기 운동을 펼친 것도 미국의 회생을 위해

서 였고, 독일이나 이스라엘의 독서 교육이 오늘의 그들 국가를 있게 한 것

도 눈여겨 볼만하다. 세종대왕이 책읽기를 좋아 한 것이나 미국의 링컨 대통

령이 독서광이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훌륭한 지도자가운데 책을 가까이 아니한 자가 없고 책읽는 치자(治者)치

고 덕치(德治)를 펼치지 못한 이가 없다는 사실을 한번 유념해 보자.

우정구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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