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 기차여행

아리랑의 고장 강원도 정선에는 곳곳에 비경도 많다. 정선을 찾으려면 교통혼잡과 운전에따른 피로 걱정이 없는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제격. 무공해 오지 정선에서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한껏 누려보자.

대구에서 정선을 가려면 새벽 5시45분 동대구역 출발 강릉행 무궁화호를 타야 한다. 잠을설쳐야겠지만 덜컹거리는 기차에 몸을 맡기고 푸르름이 뚝뚝 떨어지는 아침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기차여행의 재미다. 동대구역을 출발한 기차는 꾸불꾸불 이어진 산길을 따라 영주,봉화를 거쳐 오전 10시23분 통리역에 닿는다. 정선기차여행의 들머리 증산역(정선선 출발점)에 가기 위해서는 강릉에서 증산을 거쳐 청량리로 가는 기차를 통리역에서 갈아타야 한다.청량리행 무궁화호 기차가 들어오는 낮 12시22분까지는 두시간정도 여유가 있다. 아침일찍나선 탓에 출출한 배를 채운후 가벼운 산책으로 피로를 풀면 좋다. 낮 12시25분 통리역을출발한 기차는 오후 1시12분 증산역에 도착한다. 증산~별어곡~선평~정선~나전~여랑~구절리까지 53km 정선선구간은 비둘기호를 타야 한다. 새벽 2시30분~오후 6시20분사이 하루 여섯차례 운행하는 기차중 다섯대가 비둘기호다. 오후 2시15분 증산역을 출발한 비둘기호는 30분 후 정선역에 닿는다. 정선역에서 차로 30여분 거리인 동면 화암리에는 화암굴, 화암약수,소금강, 몰운대등 '화암 8경'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 8경은 동면 덕우리 삼거리와 백전리 삼거리를 잇는 424번 지방도상에 있어 찾아 가기쉽다. 군내버스를 타고 정선역에서 백전리로 가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화암동굴. 93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된 석회암 동굴로 높이 30m의 황종유벽이 있다. 동굴 입장료는 어른 1천5백원, 청소년 1천원, 어린이 7백원. 동굴에서 2km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화암약수터다.약수터를 지나면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루는 소금강과 송림, 물이 어우러진 몰운대, 원시계곡광대곡이 연이어 나타난다.

정선아리랑의 유래지 아우라지강을 보기 위해서는 정선과 나전역을 지나 여랑역에서 내려야한다. 아우라지는 오대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송천과 임계면에서 흘러드는 골지천이 어우러진다는 순 우리말에서 유래됐다. 여랑역에서 1km 떨어진 아우라지 나루터에는 사모하는 임을 기다리다 죽은 처녀의 전설이 깃든 처녀상과 정선아리랑 노래비가 있다. 여랑역에서7.6km 더 들어가면 정선선의 종착지점인 구절리역이다. 2백여가구 4백여명이 사는 구절리는 노추산(해발 1,322m) 산행객 외에는 인적이 드문 곳이다.

정선에서 대구로 돌아올때는 강릉발(오후 3시) 동대구행 무궁화호를 철암역에서 갈아타야(오후 5시15분) 한다. 증산역에서 오후 4시5분 철암행 무궁화호를 타면 오후5시 철암역에 도착한다. 15분 기다리면 들어오는 동대구행 기차로 밤 9시50분 대구에 도착한다.정선 기차여행을 제대로 즐기려면 최소한 2박3일은 잡아야 한다. 역 근처에 여관이 많다. 1박비용은 2인 1실 기준 2만5천~3만원. 기차요금은 동대구역~구절리역까지 왕복 3만5천원정도.

〈李庚達기자〉

---정선지역 가볼만한 곳

정선에 가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한 곳, 정암사와 구미정이 있다.

정선역 동남쪽에 있는 고한에서 만항재 방면으로 난 414번 지방도를 따라 2.8㎞ 가면 신라선덕여왕 14년(645)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정암사가 나온다. 경내에는 대웅전 대신 적멸궁이자리잡고 있다. 적멸궁은 자장율사가 석가모니의 사리를 수마노탑에 봉안하고 이를 지키기위해 지은 법당으로 불상이 없는것이 특징. 회색 마노석으로 만든 높이 9m 수마노탑은 적멸궁 뒤편 1백80여 계단을 오르면 나타난다.

아홉가지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는 구미정은 여랑역에서 42번 국도를 따라 임계초등학교 송원분교까지 간 다음 안내판을 따라 우회전해 3㎞ 남진하면 나온다. 정면 3칸, 측면 1칸인 구미정은 조선 숙종때 공조참의를 지낸 이자가 1690년 지은 정자로 휴식을 겸한 강학의장소로 사용되었다. 구미정 아래에는 임계천이 너럭 바위를 감싸며 흐르고 왼쪽에는 작은모래사장과 울창한 숲이 있어 휴식하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