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명물

얼마전 뉴욕과 프랑크푸르트에서 약사와 회계사로 생활하고 있는 친구들이 잠시귀국하였다. 서로 다른 시기에 귀국하였고 또 만났지만 가장 먹고 싶은게 뭐냐고 물었더니모두 보신탕이었다. 회계사친구는 보신탕을 우리의 명물이라고까지 치켜세우고 있었다.명물이란 '그 지방의 특산물'또는 '특유한 것으로 이름이 나 있는 사람이나 사물'로풀이된다. 그것들은 대부분 잘 알려져 있는 것이지만 앞의 친구처럼 주관적일수도 있다.볼거리든 먹거리든 명물을 만난다는 것은 자신도 그것을 보았거나 맛본다는데서 즐거움을찾을 수 있을 것이다.

타지에서 온 친구를 만나면 가급적 그곳에선 접하기 어려운 곳(것)을 찾는 경우가 많은편이다. 이곳에서도 그런 것들을 찾던 중이었는데 최근 그런 곳중의 하나를 발견하게되었다. 신암동 육교 근처의 평화시장 옆, 이름하여 원조 닭똥집 골목이 바로 그곳이다.얼른보면 ㅅ자형의 골목이지만 중심이 되는 골목의 끝부분이 너덧개로 나누어져 있어 흡사굵은 뿌리를 가진 나무가 누워있는 듯한 형상이다. 골목 양편으로 연이어진 점포들, 그점포들앞에 놓여있는 하얀 식탁과 빨간 의자들이 무척 가지런하다.

밤이면 수백명의 젊은들이 닭똥집을 안주 삼아 이야기를 만들고 낭만을 뿜어내는 곳, 점포안팎을 가득 메운 골목의 풍경이 장관이고 좀 나이든 사람은 이방인처럼 느껴질 정도인,그야말로 젊은 사람들의 뜨거운 공간이다. 토요일 오후 도쿄의 긴자거리나 로마·파리의옥외카페, 그리고 런던의 맥주집이 이보다 더 할까?

음식의 종류나 맛, 모양새를 더욱 개발하여 진정 이 골목이 대구의 명물로 자리매김하길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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