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구조조정 1단계 마무리-신용경색 해소 과제로

지난 4월 금융감독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본격 추진된 금융구조조정이 일단락됐다. 이제 남은 과제는 우리경제의 숨통을 막고 있는 신용경색을 해소하는 일이다.

정부는 1차 금융구조조정을 통해 5개 은행을 퇴출시키는 등 모두 55개 금융기관을 정리했거나 정리절차를 진행중이다. 이 정도면 부실금융기관은 어느 정도 정리됐다는 것이 정부의 시각이다.따라서 이번 재정지원 계획은 부실 금융기관의 정리라는 토대가 마련된 만큼 앞으로는 5개 은행의 퇴출과 같은 무더기 정리 방식의 금융구조조정은 하지 않고 금융기관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적기 시정조치를 통해 부실 금융기관이 생기면 가차없이 강력한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히고는 있으나 이번 재정지원으로 금융구조조정은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볼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재정지원으로 국내 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올 연말 기준10%를 넘어서게 돼 기업대출을 늘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신용경색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아직도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같다. 정부의 지원액이 은행이마음놓고 대출을 늘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규모가 아닌데다 신용경색을 가져온 원인중 하나인기업의 신용위험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점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신용경색의 해소는 오는 12월말의 기업구조조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5개 퇴출·인수은행=2조2천억원을 투입해 부실채권 7조3천억원을 정리해준다. 또 퇴출은행의자산초과부채에 대한 손실보전으로 5조8천억원, 증자지원에 1조3천억원을 각각 지원한다.▲합병은행=부실은행간 합병은 합병후 BIS비율이 10%가 되도록 지원한다. 이에 따라 상업은행과한일은행에는 2조원을 들여 4조3천억원의 부실채권을 매입해주고 3조3천억원으로 증자를 지원한다. 우량은행간 합병은 합병후 BIS비율이 우량은행 수준을 유지하도록 지원한다. 하나·보람의합병에 대해 부실채권 매입 2천억원, 증자에 3천억원을 지원하고 국민·장기신용은 2천억원으로부실채권을 사들인다.

▲자체정상화은행=조흥은행은 1조2천억원을 들여 2조8천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해주고 외환은행은 9천억원으로 2천억원어치의 부실채권을 매입한다. 평화·강원·충북은행은 9월말까지 감자, 10월말까지 유상증자를 실시하도록 하는 한편 모두 3천억원을 투입해 7천억원 어치의 부실채권을 매입한다.

▲BIS비율 8% 초과은행중 부실우려 은행=대구, 제주, 부산, 경남은행중 향후 부실가능성이 있는은행은 이달말까지 경영실태조사를 거쳐 적기시정조치를 발동, 경영개선권고를 내릴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1조1천억원을 들여 2조3천억원 어치의 부실채권을 정리해준다.

▲4개 퇴출·인수 생보사 및 보증보험=10월말까지 실사를 통해 계약이전 대상 자산·부채를 확정한다. 인수생보사에 대해 퇴출생보사의 자산초과부채 보전에 1조2천억원을 지원한다. 한국·대한보증보험의 부실채권 3조원어치를 1조원에 매입한다.

▲기타=영업정지중인 신협 및 금고의 예금대지급에 올해내로 1조9천억원을 지원하고 추가 정리되는 신용금고 및 신용협동조합의 예금대지급에 내년 3월까지 1조원을 투입한다. 또 10월부터 연말까지 9조8천억원, 내년 상반기에 5조원을 들여 제2금융권 및 특수은행의 부실채권 37조~47조원어치를 추가 정리한다.

〈鄭敬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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