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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 둔치는 모래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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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대구 신천 둔치 상동교 부근. 폭우가 아닌 폭격을 맞은 듯 양쪽 호안(護岸)블록은 흔적도 없이 하천 하류로 씻겨 내려가 버렸다. 피해 정도는 신천을 따라 내려갈수록 더 컸다. 중동교~제2대봉교 사이 중동보(洑) 좌우안. 호안블록을 아래위에서 지탱하는 30cm 두께의 콘크리트 구조물까지 2~3m길이로 동강난 채 하천 바닥을 뒹굴고 있었고 토사가 유실돼 금방이라도 지반과 호안블록이 내려앉을 듯한 곳이 널려있었다. 지난 1일 내린 폭우로 이같이 유실된 신천 호안은 총20여개소 1천4백60여m.

유독 신천의 피해가 이같이 커진 데 대해 전문가들은 안전을 무시한 대구시의 설계잘못과 무리한하천개발이 불러온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7일 본사 취재팀과 함께 현장을 답사한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제영 총무는 "동강난 콘크리트 구조물의 단면을 보면 철근이나 철망 등 콘크리트를 지탱할 수 있는 시공이 전혀 없었다"며 "결국하루동안 내린 비에도 둔치가 쉽게 유실, 하천에 쌓인 콘크리트, 블록 등을 치우는 비용까지 시민들이 부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신천의 호안 및 둔치시설물은 지난 87년부터 97년까지 1백39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완공한 것.

영남자연생태보존회측은 또 상동보, 중동보 등 하천바닥에 콘크리트를 깔아 물막이를 설치하고하천폭을 좁혀 유속을 빨리한 곳에 피해가 집중됐다는 점을 들어, "대구시가 무리하게 둔치를 넓혀 하천폭이 최대 3분의1까지 좁아졌는데도 철근 옹벽 등 안전시설을 전혀 고려치 않은 것은 대구시의 명백한 설계결함"이라고 분석했다.

영남대 토목공학과 이순탁 교수는 "대구시의 신천개발은 콘크리트 보 건설과 하천단면 협소화로유속이 극도로 빨라진 신천의 특성과 치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아 폭우가 더 내리면 현재 건설중인 우안도로까지 유실될 우려가 높다"며 "하천범람시 우안도로 교통만 통제하면 된다는 대구시의대책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 하천관리사업소측은 물막이보 주변의 유속이 세 피해가 커졌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유실된 콘크리트 구조물은 호안블록을 보존하기 위한 것일 뿐 제방으로서의 역할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철근 등을 넣지않았다"고 해명했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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