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아교육기관 아기햇살

전문 유아교육기관인 '아기햇살'(대표 황보진· 40· 여) 1백60명의 선생님들은 지난 9월부터 발걸음이 더 빨라졌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외에도 두가지 일이 더 생겼기 때문.선생님들이 맡은 일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같은 또래 친구를 소개해주는 것과 쓰지않는 장난감, 동화책, 옷가지 등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곳에 보내주는 활동. 선생님들은 이 두 가지 일에 '너나들이'와 '사랑장터'라는 예쁜 이름도 붙였다.

'요즘 아이들이 이런 일에 응할까' 몇몇 선생님들의 걱정도 터져나왔다. 하지만 걱정은 시작한지며칠만에 환성으로 변했고 한 달만에 3백여명의 아이들과 엄마들이 '사랑장터'에 써달라며 장난감과 옷가지, 동화책 등을 내놓았다.

모인 물건은 대구시 동구 각산동 일심재활원과 황금사회복지관 등으로 보내졌고 올 크리스마스엔물건을 보낸 어린이들과 너무나 고마워하는 재활원 어린이들의 만남도 추진중이다.'사랑장터'에서 성공을 거둔 선생님들은 요즘 '너나들이' 활동에 더 열심이다. 선생님들의 노력덕분에 지금까지 15명의 아이들이 모르던 친구를 사귀게 됐다.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에 사는 재광이(8)는 중구 대봉동에 사는 미주(8· 가명)와 지난 달 말 처음만나 친구가 됐다. 할머니, 두 동생과 함께 사는 미주는 TV에서만 보던 소녀가장. 몇번 만나지않았지만 재광이는 1주일에 한번씩은 꼭 엄마를 졸라 동생 은아(5)와 함께 미주네 집을 찾아야적성이 풀릴만큼 친해졌다.

재광이 엄마(33)는 "혹시 우리 아이들이 나쁜 아이들과 맺어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염려때문에 망설여지기도 했다"며 "하지만 재광이와 은아가 '나만 아는 아이'가 아닌 이웃을 느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도록 돕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라는 생각에 기꺼이 선생님의 제의에 따랐다"고 했다.재광이 엄마처럼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과의 만남을 원하는 부모들이 늘어나는 것은 아기햇살 선생님들의 가장 큰 기쁨. 아기햇살 회원이 아닌 부모들 3~4명도 전화를 통해 신청을 해왔다.아기햇살 황보진대표는 "사랑은 나눌수록 더 커진다"며 "회사차원에서 시작한 일이지만 사회적관심이 더 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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