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경〕이번만은 문경 양민학살 진상 규명을

지난 49년 12월24일 오전11시 문경시 산북면 석봉리 '석달마을' 주민 86명이 국군에 의해 무참히사살당한 이른바 '문경양민학살사건'에 대해 최근 시사저널이 미국 극동군사령부 극비 문서를 입수, "국군 제2사단 25연대 3대대 7중대 2소대(소대장 유진규 소위)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라고 밝혀 진상규명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지난 93년5월 문경양민학살피학살자유족회를 결성한 채의진씨(63.당시 유족회장) 등 유족들은 국회.정부 차원의 진상규명과 함께 억울한 죽음을 당한 86명의 명예회복 및 피해보상을 촉구해 왔으나 그때마다 "심증은 가지만 확인할 길이 없다"며 진상규명 작업이 미루어졌다.지난 19일자 시사저널은 미국 극동군사령부의 50년1월16일자 '민간인 대학살'제하의 비밀문서(No2686)를 공개, 한국군 25연대 소속 군인들이 경북의 산골 석달부락에서 한국인 남자, 여자, 어린이98명을 대량 학살했으며 한국 국방부는 학살사건 책임자인 25연대장 유희준 중령을 해임했다고밝혔다.

당시 군 지휘관은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지방경찰서장과 결탁, 고위층에 게릴라들의 학살소행이라고 허위보고했다는 기록도 공개했다.

유족들은 미국 극동군사령부의 이같은 문서가 확인된 이상 이번만은 국방부의 사건전모 공개가있어야 하며 억울하게 학살당한 주민 86위의 위령탑 건립, 인명 및 재산피해 보상, 생존 유족들에대한 정신.재산적 피해보상, 왜곡 기록된 피학살자들의 올바른 호적정정 등을 요구하는 탄원서를청와대와 국무총리실.국회.경북지사.문경시장 등 관계 요로에 보냈다.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던 그 끔찍한 참상을 규명하지 못하고 통한의 49년을 살아온 유족들의 심정을 알겠느냐"는 유족회(회장 채홍빈).

느닷없이 대낮에 들이닥친 중무장 군인들이 동네 모든 집에 불을 지르고 주민 모두를 마을 앞 논에 모아 무차별 사살한뒤 빨갱이로 몰아붙였다는 것이다.

당시 86명 피학살자 가운데는 65세 이상 노인이 13명, 5세미만 어린이 12명을 포함한 15세 미만어린이 26명, 여자 41명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

지난 93년에야 처음으로 합동위령제를 올릴만큼 그동안 죄인 아닌 죄인으로 낙인찍힌 채 살아온유족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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