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듀크호와 북한의 만폭호가 31일 스리랑카 해역서 충돌, 북한 선원 37명이 실종됐다 한다. 이것은 남북한 선박 충돌 사고로는 사상 최초인 만큼 이를 계기로 남북 대화가 어떤 양상으로 진전될는지 앞으로 사태의 귀추가 주목된다 하겠다.
사고 발생후 현대측 관계자는 "듀크호는 항로 유지선을 따라 운항중이었고 북한측 선박이 피해야할 위치에 있었다"고 밝혀 북한 만폭호의 과실 가능성을 비쳤다.
현대측 주장이야 어떻든 어느쪽의 과실이 큰가는 보험회사의 조사결과에 따라 판정될 것인만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된다. 그런만큼 지금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한이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視角)이 어떤 것이냐에 달렸다 할 것이다.
이 사건은 더도 덜도 말고 공해상을 운항중이던 두척의 배가 충돌한 단순한 해난 사고다. 때문에 법적으로는 남북한 모두가 보험회사와 모든 문제를 처리하면 된다. 양측은 보험회사의 조사결과에 승복하고 국제 관례에 따라 보상절차를 지켜나가면 사건이 해결되는게 순리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는 북한 선원이 37명이나 실종됐기 때문에 남북협상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북한측은 이를 빌미로 무슨 큰 수나 난 것처럼 이 사건을 '외화벌이'수단으로 이용되서는 안될 것이다.
현대측도 이런 정황들을 감안, 별도의 위로금 지급을 고려한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위로금'은 어디까지나 지급하는 당사자인 '현대'의 입장에서 처리돼야 하는 것이지 북한측이 강요해서는 안될 것임을 지적치 않을 수 없다.
이와함께 이 사건이 행여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이달중으로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서해안공단조성사업등 남북경협의 세부사항을 논의키로 예정돼 있는데다 금강산 관광개발사업등 남북간에 많은 의제가 산적해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남북간에 진행중인 경제협력 논의가 차질을 빚어서는 안될 것임을 재론의 여지가 없다.
현대측은 이번 사고의 협상 과정에서 가능한한 성의를 보임으로써 남·북간의 냉각기류가 형성되지 않게끔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한다.
북한도 이번 사고를 단순한 해난사고 이상으로 확대해석해 남북 대화에 지장을 초래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기 바란다.
댓글 많은 뉴스
법원장회의 "법치주의 실현 위해 사법독립 반드시 보장돼야"
李대통령 "한국서 가장 힘센 사람 됐다" 이 말에 환호나온 이유
李대통령 지지율 50%대로 하락…美 구금 여파?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 폐지안 본회의 부결… 의회 앞에서 찬반 집회도
조희대 "사법개혁, 국민에게 가장 바람직한 방향 공론화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