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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기념관 건립' 의미와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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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에 대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역사적 재평가는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이같은 재평가작업은 단계적인 과정을 거쳤다.

김대통령은 이미 92년 대선때 박전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면서 처음으로 화해를 시도, 주위를 놀라게 했고 지난 97년 대선때는 12월에 구미의 생가를 찾아 경제건설에 대한 평가를 한 바 있다.

또 94년 아태재단이사장을 맡고 있을때 박전대통령 15주기 추도위원고문직을 수락했다. 그리고 박대통령의 분신들이며 보수세력의 간판격인 김종필총리와 박태준자민련총재와 손을 잡고 DJT연합을 실현시킴으로써 극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김대통령은 이번에 대구.경북을 방문하면서 "지난 대선때 생가에 간 것이 표가 급해서 그런 점도 있다"고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그러나 박대통령과의 화해와 지원사업은 나의 진심이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의 화두는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의 용서와 화해였다. 박총재와 최재욱환경부장관의 공이 컸지만 전두환전대통령의 작년 연말 첫 일본외유에도 김대통령이 뒤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박전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면서 영호남 대결의 상징적 장애물은 이제 해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김대통령의 이같은 박대통령 재평가 작업을 주도한 사람은 김중권대통령비서실장이다. 김실장은 작년 1년동안 김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보좌하면서 동서화합을 위해서는 근대화의 주역이라는 대구.경북지역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이를 위해 박대통령 추모사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늘 해 왔다. 김실장이 역사적인 화해에 매개역할을 한 셈이다. 또 김실장은 "김대통령도 줄곧 박대통령의 공과(功過)는 분명히 구분해서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고 소개해 왔다.

작년 김대통령과 지역의 대표원로인 신현확전총리와의 여러 차례 만남에서도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결국 지난 4월 8일 대구지역 원로들과의 청와대 만찬에서 이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며 이번 13일 대구방문에서 김대통령의 역사적인 화해선언이 나오게 된 것이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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