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심·지산 하수처리장 입찰자격 공방 배경

대구시종합건설본부가 안심 및 지산하수종말처리장 공사를 발주하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의 입찰 자격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여 다른 입찰 참가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우방, 화성, 현대정공, 동아 등 입찰 참가업체들은 "종합건설본부가 실적을 4만7천t 이상으로 제한했다가 3만t에 불과한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을 자의적으로 판단, 6만t으로 끌어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종합건설본부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제시한 6만t 규모의 공사 실적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부분 인정하면서도 입찰 자격에는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1천400억원대의 이번 공사를 둘러싸고 제기된 문제점들을 정리했다.

▨ 입찰공고 임의 해석

대구시종합건설본부는 지난 3월 안심 및 지산 하수처리장 공사 입찰을 공고하면서 '하수 또는 폐수처리장 단일공사 1일 처리용량 4만5천t(지산), 4만7천t(안심) 이상 일괄 준공실적을 가진 업체'로 참가자격을 제한했다. 또 일괄 준공을 1·2차 처리시설, 토목, 건축, 기계, 계장, 종합시운전 등을 포함한 것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종합건설본부는 삼성엔지니어링의 부산염색공단 종합폐수처리장 증설공사(1일 3만t) 실적에 코오롱엔지니어링이 이미 공사를 끝냈던 현장(1일 3만t)의 개보수 실적을 추가로 인정했다.

이 때문에 삼성엔지니어링의 입찰 참여를 위해 종합건설본부가 토목, 건축 등 일괄 준공 조건을 임의로 바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공사실적 임의 해석

종합건설본부가 삼성엔지니어링의 공사실적과 관련, 낙동강환경관리청에 부산염색공단 공동폐수처리장 처리용량 변경 내용을 조회한 결과 '기존 3만t, 증설 3만t, 전체 처리용량 6만t'이라는 회신을 받았다. 이는 코오롱엔지니어링이 3만t, 삼성엔지니어링이 추가 3만t 공사를 해 현재 6만t의 처리용량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종합건설본부는 현재 처리용량만을 다시 질의해 낙동강환경관리청이 1일 6만t이라고 답변하자 이를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으로 받아들였다. 또 종합건설본부는 인허가 행정기관의 증빙서류와 개보수 공사 설계도를 무시한 채 삼성엔지니어링이 제출한 서류만을 인정했다.

▨ 담당 공무원의 문제제기 무시

종합건설본부 입찰 담당 공무원들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2~3차례 충분한 조사를 건의했으나 남동한 본부장은 "이미 확인한 내용으로도 충분하다"며 조사 중단을 지시했다. 입찰에 참가한 지역 및 외지건설업체의 항의가 이어지자 종합건설본부 간부들은 "입찰을 일단 끝낸 뒤 진상을 파악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 무책임한 행정처리

문제가 불거지자 종합건설본부 본부장을 비롯한 일부 간부들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제출한 자료에 이상이 없다며 입찰 참가업체들을 설득하고 나서 반발을 사고 있다

박호경 토목부장은 "코오롱엔지니어링의 시공 현장을 삼성엔지니어링이 개보수한 것도 부분적으로 실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입찰 참가 자격에 대한 해석은 일차적으로 종합건설본부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제3의 검증기관을 통해 다시 확인하면 된다"고 말해 발주처 스스로 문제를 다른 기관에 떠넘기려는 인상을 풍겼다.

종합건설본부는 이번 문제를 "지역 1군업체와 일부 외지업체가 입찰 담합으로 이익을 챙기기 위해 삼성엔지니어링을 음해하고 있는 것"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또 "지역업체 주도로 하수종말처리장 공사를 맡길 경우 외지업체에 비해 상당한 품질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는 의견을 드러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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