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긴급진단 학교급식-인력.시설 태부족 뒤로 밀린 안전

4월 30일 상주공고, 남산중-5월2일 봉화초.중.고-5월14일 대구 대건중-5월 17일 대구 덕원고.

무더위가 시작되기도 전에 집단 식중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요 발생지는 학교. 올들어 고교를 중심으로 학교급식이 대폭 확대되면서 불거지는 현상이다.

학교급식은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올들어 전면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학교급식 확대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는 비판이 높다. 식당, 조리기구, 인력 등이 태부족하고 위생상의 문제점조차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다 보니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구지역 고교의 경우 점심과 저녁 급식을 받는 학생은 500~2천명. 그러나 급식에 종사하는 인력은 기껏해야 6~8명이고 많아야 10여명이다 보니 밥, 국, 반찬 만드는데도 쫓기는 실정이다. 배식은 공공근로 인력 125명을 활용해 겨우 해내고 있다한 도시락업체 관계자는 "점심용 도시락 1천개를 만드는데 조리원 13명이 새벽부터 매달려 겨우 시간을 맞춘다"며 "학교에서는 어떻게 급식이 가능한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조차 "아줌마 몇명이 어떻게 1천개가 넘는 식판을 하루에 두번씩 씻고 그 많은 밥과 국, 반찬을 해대는지 모르겠다"고 빈정댄다.

당연히 위생 문제는 뒷전이다. 자체 위생처리는 거의 힘들 뿐더러 대구시나 교육청 등의 위생점검도 1년에 한두 차례 형식에 그치고 만다.

집단 식중독의 주요 경로가 되는 물에 대해서도 속수무책이나 다름없다. 상주에서 발생한 세균성 이질은 화장실의 세균이 물탱크를 통해 옮겨진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지역 학교 가운데 물탱크를 두개 이상 설치해둔 학교는 거의 없으므로 마찬가지 위험에 놓여있는 것이다. 지하수를 뽑아 식수로 쓰는 경북지역 학교들은 더욱 무방비상태다.

사고발생의 여지는 배식과정에도 적지 않다. 대구 고교의 절반을 차지하는 교실급식의 경우 한층 위험하다. 학생 몇명이 돌아가면서 밥통과 국통, 반찬통을 교실까지 옮기고 배식하다 어떤 세균이 전염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조리종사원에 대한 위생점검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데 배식조차 학생들에게 맡기는 형태로는 학교급식의 안전을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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