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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수하르토의 부정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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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국일수록 정치가 일확천금할 수 있는 황금사업임을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전대통령의 경우가 또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폭로한 바로는 32년 장기집권중 그와 6명의 자녀가 끌어모은 재산은 총 7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 관리부실에 의한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최소한 150억달러에 이른다는 것이다. 모은 돈 대로라면 한국이 외환위기를 해결하고도 남을만한 재산이다.

수하르토측은 "숨긴돈 1센트도 없다"며 타임지에대한 법적 대응을 한다지만 사임당시 그가 밝힌 재산과는 너무나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소유부동산이 벨기에 국토면적만하고 가진 돈을 주체하지 못해 48세의 장남은 라스베이거스에 상습출입하며 판돈으로 300만달러를 건 적이 있고 36세의 막내아들 역시 도박판에서 한꺼번에 100만달러를 날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나라가 모라토리엄을 당한 사실을 생각하면 기가 막힌다. "우째 이런 일이…"라고 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우리의 경우도 50보(步) 100보(步)가 아닐까.

4공(共)이전 것은 접어두고라도 전두환 전대통령은 7년집권에 축재관련 추징판결금만도 2천205억원, 노태우 전대통령은 집권 5년에 2천628억원, 김영삼 전대통령은 집권 5년에 차남 현철씨가 최소 30억원은 보유하고 있다는 게 검찰측 추정이다.

여기다 그들이 숨겨두었을지도 모를 재산과 당시 실세정치인들의 부정축재액을 합치면 수하르토와 난형난제(難兄難弟)일 것 같다. 정치인의 부정축재는 바로 정치부패를 뜻하고 정치개혁의 핵심이 정치부패의 척결이라면 아직도 우리는 수하르토를 보고 웃을 만한 위치에 있지않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비리정치인의 사정이 있었지만 표적시비만 불러온 것은 국민들이 정치부패의 과거를 말끔히 씻어내지 못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치개혁마저 기대하기 힘든 지금 수하르토의 경우가 남의 일 같지만 않다.

〈홍종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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