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무관심 속에 요즈음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다. 국회가 열릴 때 마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으레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보여 이제는 그들의 다툼에 무덤덤하다. 지난 주에 열린 국회에서도 예외없이 여야 의원간에 여러 판의 대결이 국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흥행(?)에 실패한채 끝났다.
일부 언론이 '×××의원의 가슴밀치기에 ×××의원의 멱살잡이 반격'이라는 멋진 표제를 붙인 싸움에서는 "야, ××× 너 때문에 국회의원 못해 먹겠다"라는 말이 시비의 발단이 되었다. 또 국회 진행과정 중에 일부 의원들이 국회의장에게 "깽판을 치자는 것이냐"며 거친 표현을 쓰자 이에 마음이 언짢아진 국회의장이 "어디 의장을 머슴 부리듯 하느냐"며 맞서다 결국 분을 참지 못해 정회까지 선포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 다툼의 공통점은 잘못된 표현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데 있다. 국회의원인 상대방에게 국회의원의 자질을 문제삼고 사회자인 상대방에게는 사회자로서 능력에 의혹을 품으니 기분이 좋았을 리 없다. 다분히 상대방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이 표현들이 자존심을 상하게 했음은 당연하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들에 대한 좋은 인상과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기본적인 욕구가 있다. 이러한 욕구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좋은 인상을 지닌 사람이라는 확인을 받고 싶어함은 물론이다. '능력있는 사람'이라든지 혹은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식의 자신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확인시켜 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반대로 남들이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말하면 마치 욕을 들은 것 처럼 느끼고 몹시 언짢아 한다.
우리 자신의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함의하는 표현은 경우에 따라서 우리를 기분 좋게 하기도 하고 기분을 상하게 하기도 한다. 이미지의 언어는 감정의 언어인 셈이다. 상대방의 이미지를 치켜세워 주는 언어적 표현은 비용이 많이 들거나 결코 힘겹고 어려운 일이 아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누구나 행할 수 있는 아주 손쉬운 일이다. 우리 모두가 언어적 표현에 유념하면서 상대방을 기분좋게 해줄 때 우리사회는 유쾌하고 건강이 넘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영남대 교수·매체정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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