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민련 지역의원들 거취 고심

자민련 대구·경북(T·K) 출신 의원 및 지구당 위원장들이 지역 민심의 이반으로 동요하고 있다.

영남지역 민심동향으로 볼 때 이대로 간다면 16대 총선 승리는 전혀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자민련 T·K의 대표주자격인 박철언(朴哲彦·대구 수성갑) 부총재는 2일 "국민회의와 자민련 뿐 아니라 야당의 일부 세력과 신진 양심세력 등 4자가 주체가 된 21세기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 최선이고, 자민련이 환골탈태해 영남지역의 중심에 서는 것이 차선이지만 이도저도 안될 경우 제3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해 탈당 또는 신당창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부총재는 '제3의 길'에 언급, "현 시점에서 탈당이나 신당창당은 너무 앞서나간 것"이라면서도 "11, 12월에 가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적절한 시점에서 자신의 거취 선택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미리 애드벌룬을 띄운 것으로 당 안팎에서는 해석했다.

그러나 정도차는 있지만 대부분의 자민련 T·K 출신 의원들이 박 부총재와 마찬가지로 거취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자민련 T·K 의원은 총 8명. 특히 이들중 박태준(朴泰俊·포항 북구) 총재와 박준규(朴浚圭·대구 중구) 국회의장, 월드컵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세직(朴世直·경북 구미갑) 의원을 제외한 5명은 자민련 잔류에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원내총무까지 지낸 이정무(李廷武·대구 남구) 의원은 건교부 장관 사퇴후 당사근처에 아예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박구일(朴九溢·대구 수성을) 의원과 와병중인 김복동(金復東·대구 동갑) 의원도 당무에서 거의 손을 뗀 상태다.

특히 김종학(金鍾學·경산 청도) 의원은 연내 자민련 탈당 결심을 굳혔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들은 충청권의 합당 및 중선거구제 거부와는 정반대로 여권신당 합류 또는 중선거구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속내는 더 복잡하다.

한 T·K 출신 원외지구당 위원장은 "자민련 T·K 위원장들이 합당이나 중선거구제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는 합당을 하면 신당에 합류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빌미로 탈당을 하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민회의와의 합당도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들이 가까운 시일내 거취를 표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최종 결단은 정국 추이와 민심의 동향을 더 지켜본 뒤 연말이나 내년초에가서 내릴 것이라는 얘기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