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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리다에서 만난 사람' 낸 이기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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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소설의 영역을 넘나드는 글쓰기가 낯설지 않을만큼 장르간 벽을 허무는 작업이 보편화되고 있다. 시인의 소설쓰기. 이는 산문에 대한 내재된 욕구가 얼마만큼 절실한 것인지를 새삼 환기시켜준다.

중견시인 이기철(영남대 교수)씨의 장편소설도 그런 경우다. 소설집 '땅 위의 나날들'에 이어 두번째 소설인 장편 '리다에서 만난 사람'(좋은날 펴냄). 그의 본격적인 소설쓰기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소설 '리다에서 만난 사람'은 한 문학청년의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려는 몸부림과 정신적 방황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 민관우는 문학에의 거듭된 실패로 한국을 떠난다. 미국 불법체류자가 된 그는 그곳에서 만난 그리스계 여인 제니와 짧고 슬픈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그를 옥죄어오는 고뇌는 결국 그를 새로운 땅 쿠바로 떠나게 만든다. 소설에는 화가 옥치옥과 루디아의 조건없는 사랑이 교차되고, 아버지가 각기 다른 11명의 자녀를 둔 택시드라이버 소피아 등 주변인물의 삶이 그려진다. 작가 이씨는 이들 주변인의 삶을 통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세계와 세계인으로서의 사랑을 생각한다. 또 음영이 드리워진 서양 문명의 현주소를 비판적 시각으로 꿰뚫어보고 있다.

이 소설에는 작가 이씨의 문학에 대한 지향점도 읽을 수 있다. 문학이 특종(特種)의 예술임에도 속보다는 겉에 드러난 이야기의 흐름만 따라가는 경향을 지적하기도 한다. 작가 이씨는 책머리에 "비록 허구지만 자기에게 처한 운명을 바꾸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 인물을 통해 이 시대 삶의 가치와 미덕을 되돌아 보았다"고 밝혔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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