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모대학 총장님과 조찬을 함께 한 적이 있다. 그 분이 이르기를 요즘 대학이 온통 고시장화 되어 있어 여간 큰 걱정거리가 아니라고 한다. 그러시면서 뭐 뾰족한 수가 없을까 한다.
이제는 이미 누추한 얘기가 되어 버렸지만, 우리는 대학을 상아탑이라고 불렀다. 사전을 찾아보면 현실도피적이고 고고한 학구태도나 그 연구실이라고 되어 있다.
그 사전적 의미에 비교적 부합하는 학부라면 인문대학쯤 될까. 사실 60~70년대만 하더라도 인문대학하면 고리타분했지만 그래도 뭔가 함부로 범접못할 깊은 맛이 있었고 학생들 또한 상응하는 행세하느라 술깨나 마셨을 것이다.
이런 역사와 전통을 자랑했던 인문학이 완전히 찬밥신세라고 한다. 수강 신청자가 없어 폐강되는 강좌가 생기고 심지어 학과유지조차 쉽지 않다는 이야기들이다. 그 학과 교수들은 생존의 위기의식 아래 볼멘 소리들이다. 따지고 보면 자업자득이랄 수도 있다. 한가지 기술만 잘하면 된다느니, 성공한 벤처기업가니, 억대 펀드매니저니 하면서 사회분위기를 온통 돈되는 쪽으로만 몰고가니 학생들 또한 벤처동아리, 창업서클들을 만들 생각만 하지 문학이니 역사니 철학이니 하면서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겠는가.
자고로, 사람은 중심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사회는 사회적 컨센서스를 필요로 한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역사의식을 기초로 한 건전한 정신과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부자나라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던가. 그들의 빈곤한 정신과 사상 때문이 아니던가.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을망정 유행하던 유명 사상서적을 겨드랑이에 끼고 으스대던 그 시절 대학생 모습을 반추하면서 핸드폰과 컴퓨터 앞에서 사이버 공간 놀음에 빠져 있는 요즘 대학생들을 비교해 본다.
사람 사는게 뭐 밥술이나 먹자고 하는 건 아닐텐데....
권오상.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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