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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기증 경북대병원 최영복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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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기만 하다면 세상이 얼마나 살만한 곳이랴. 갑이 을을 도우니 을은 병을 돕더라. 정이 아파 누우니 갑과 을과 병이 자기 장기를 떼어 들고, 치료비를 모아 도우러 왔더니라…

참으로 모진 삶을 견뎌온 정계영(여.31)씨. 그러나 오늘은 이 세상에 그녀만큼 행복한 사람이 없다. 가난하지만 어느 갑부 못잖게 부유하고, 외로웠으나 형제 싸움하는 재벌 식구들보다는 더 다사롭다.

정씨는 초교 5학년때 어머니를 여의었다. 그리고는 칠성시장 청과시장 청소원으로 일하는 아버지 아래서 어렵게 컸다. 중학교 시절도 학비 마련을 위해 방학 때마다 섬유공장에서 일했다. 그리고는 졸업 후 정식 사원이 됐다. 고교 진학을 포기한 것이 아쉬웠지만, 돈을 벌어 어려운 집안에 보탬될 수 있다는 게 더 좋았다.하지만 이를 어째!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 취직의 기쁨도 잠시였다. 1991년 겨울, 코피가 잦아 병원을 찾았다가 몸서리칠 선고를 받았다. 만성 신부전. 돈이 많아도 당해내기 힘든 병이라는데, 이 어려운 처녀가 무엇을 어찌해야 할까? 1994년까지 혈액투석을 받았으나, 병세가 깊어져 그후엔 복막투석으로 바꿔야 했다.

그러나 병이 모질다지만, 사람의 정은 그보다 더 위대한 것. 좌영복(42) 목사와 한 교회 신자들이 이 일을 맡고 나섰다. 좌목사는 경북대병원 원목이자 뇌사 판정위원회 윤리위원. 그가 오늘(28일) 드디어 수술대에 오른 것이다. "내가 가진 것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 아닙니까?". 좌목사는 신장 기증이 알려지는 것을 오히려 부담스러워 했다.

톨스토이가 던졌던 질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응답한 또하나의 주체는 대구 원일교회 신자들. 이들은 수술비를 마련키로 했다.

"목사님 고맙습니다. 퇴원하면 더 열심히 살게요". 수술 하루 앞두고 27일 입원실에서 잠시 만나 고마워하는 정씨에게 좌목사는 말했다. "건강 좋아지면 좋은 사람 만나 시집 가".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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