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청 승진.주요보직 잇단 탈락

대구시청 공무원 김모씨는 시청을 떠나는 게 소원이다. 갈수록 승진도 어렵고 있어봤자 한직만 돌 뿐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씨는 지난 3월초 인사때 구청 전출을 희망했으나 좌절됐다. 1일 출범한 환경관리공단 준비단 모집도 기대를 했다가 곧 포기했다. 당초 9명 정도로 발족할 예정이던 준비단이 6명으로 줄어든데다 시청 하위직 공무원들이 대거 지원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준비단에 들어간 인력도 감사.기획.총무 등 소위 노른자위 보직자들이 독점해버렸다.

김씨처럼 6.7급 이하 시본청 하위직 공무원들의 시청근무 기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같은 '탈(脫)시청 현상'은 민선시장 선출이후 늘어났다. 민선 단체장시대에 접어들어 시청의 기능이 '집행'보다 '기획'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획능력이 낫다는 평가를 듣는 '행정고시 및 지방고시 출신'들이 중용되기 시작해 시본청 주요부서의 요직은 거의 고시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

경제산업국의 경우 40대 초반 국장을 비롯 과장급은 물론 사무관급까지 고시출신들이 득세하고 있다. 경제정책과는 과장외에 4명중 3명, 국제협력과는 과장외 3명중 2명이 고시출신이다. 여기에 구.군에 근무하던 지방고시 출신까지 시본청에 입성하면서 6급이하 하위직들의 승진가능성은 갈수록 바늘구멍이 되고 있다.

고시출신에 대한 발탁이 늘자, 나이많은 비고시출신 사무관급도 시청을 떠나지 못해 안달이다. 시본청에선 과장승진이 쉽지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시출신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비고시출신은 소외시키는 바람에 고시출신 대 비고시 출신간의 반목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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