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싹쓸이'로 막을 내린 대구.경북지역의 4.13총선 결과는 '반(反)DJ 장벽'의 압승이었다. 과거 황색깃발 일색이던 호남의 선거결과를 보면서 묘한 감정을 가졌던 이 곳에서도 국토의 '서쪽 사람들'에게 "우리라고 못할소냐" 과시라도 하듯 청색바람이 휘몰아 친 것이다.
변변한 공약도 하나없이 몸조심에만 신경쓰며 선거운동기간만 끝나기를 학수고대해 온 일부 함량미달의 후보들마저 여의도 무임승차의 행운을 안았다. 굴러온 돌이나 날아온 돌이나 가릴 것 없이 "반DJ"만 외치면 박혀있던 돌이라도 뽑아 내는 위력을 발휘했다. 이들의 승리는 한마디로 앞뒤를 가리지 않은 '묻지마 1번' 덕분이었다.
노.소, 원내.외 할 것 없이 갖은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해 한나라당 공천을 받으려고 기를 썼던 이유를 이제서야 알 것만 같다.
총선전을 뜨겁게 달구었던 낙천.낙선운동도, 병역과 납세, 전과기록 공개도 무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호남은 눈감고 DJ를 따라갔고 영남은 눈감고 반DJ를 좇아간 것이다.
한나라당 당선자들이 기울인 선거운동 기간의 '노고'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점에서 볼 때 이들은 지역에서 당선인사를 돌기 전에 먼저 청와대로 달려가 "대통령님 고맙습니다"라며 인사라도 드려야 할 판이다.
이제 여야는 왜 이런 삼국시대같은 정치판이 됐는지 냉정하게 되돌아볼 시간을 맞을 것이다. 왜 반DJ인가? 한나라 싹쓸이는 모두 제 잘나서 됐는가?
4.13총선은 끝이 났다. 그리고 지역에서는 한나라당의 '1당 지배체제'가 시작됐다. 벌써부터 한나라 당선자들의 오만한 발언들이 들린다. '묻지마 투표'로 이같은 위업(?)을 이뤄낸 지역 유권자들은 이제부터 싫든 좋든 한나라당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소리를 귀아프게 들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것도 업보인가? 이동관.정치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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