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묘지 면적은 전국토의 1%에 이르고 있으며, 매년 여의도 1.2배의 땅이 묘지화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추세라면 100년이 지나면 대한민국 국토는 묘지로 가득차게 될 것이라고 한다. 국가에서도 매장 중심의 장묘 문화를 바꾸어 가자고 권장하고 있다.
조상을 숭배하고 잘 모시는 효(孝)정신은 전수해야 할 문화이나 사후(死後)에 묘지를 잘 쓰고 단장하는 것을 효라고 생각한다면 다시 생각해 보자. 아들 딸 전부 돈을 벌겠다고 도시로 떠나고 홀어머니는 손발이 닳도록 농토를 지키기 위해 밤낮 모르고 살아왔다. 어느 날 그곳에 군부대가 들어와 하루 아침에 수억의 돈을 쥐게 되었다. 명절에도 바쁘다며 잘 내려오지 않던 자녀들이 이 소식을 듣고 서로 잘 모시겠다고 하기에 자식들의 말에 감동하여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자녀들에게 나누어 주고 도시로 떠나갔다. 그러나 2년 후 가슴에 피멍만 가득 안고 쓰러진 집으로 돌아와 이웃과 말문을 닫은 채 살아가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효란 살아계신 분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요, 죽은 후 지수화풍(地水火風)으로 돌아갈 유골에게 유택(묘지)을 좋은 자리에 모시고 단장하는 것은 오히려 고인에게 죄송한 일인지도 모른다. 원불교에서는 4월 28일 대각개교절(원불교 개교 기념일)을 맞이하여 은혜심기 세 가지 운동 중 화장 서약(안구기증, 시신 및 장기기증)이 들어 있다. 좁은 국토 환경을 살려 후손에게 아름다운 강산을 물려줄 길이 바로 이 장묘 문화를 개선하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외국의 예를 보면 중국 100%, 일본 97%, 영국은 70%가 화장이다. 우리나라보다 국토도 넓은 이 나라들은 이미 미래를 보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묘지는 3억8천7백평에 이르며, 그 중 40%가 주인 없는 묘지라 한다. 미래의 삶의 터전은 국가를 넘어선 세계, 우주로 향한다면 지금의 장묘문화를 다시 생각할 때가 아닌가 한다.
강명진 원불교 경주교당 교무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