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구조조정본부의 역할 등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정부가 구체적으로 일일이 간섭하는 일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재계에 보다 합리적인 지배구조를 촉구해온 최근 정부 움직임에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은 20일 오전 경기도 포천군 일동 레이크 컨트리클럽에서 가진 4월 정례회의를 통해 재벌 지배구조 개선문제와 총선 이후의 경제정책 방향, 남북 경협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뒤 "최근 1, 2년 사이에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많은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왔기 때문에 더 이상의 구체적인 간섭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기업들로선 기존 지배구조를 계속 유지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손 부회장은 "구조조정본부의 역할과 기능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월권 행위'를 운운하는 일은 무의미하다"며 "어차피 기업 전략과 인력 문제를 관할해야 할 기구는 필요하고 기존의 구조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손 부회장은 30대 그룹 지정제도와 관련, "4, 5대 그룹 지정 수준으로 대폭 축소하거나 지정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며 "외국기업이 자유롭게 우리 시장을 드나들고 시장 경제 체제가 지배하는 현 상황에서 이같은 제도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최근 자동차 업계 등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노사갈등 양상이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심화시키고 원활한 구조조정을 가로막고 있다며 정부의 적절한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남북 경협 실무 협의차 지난 19일 베이징을 다녀온 장치혁 고합 회장으로부터 '협상에 임하는 북한의 입장이 매우 호의적이며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회장단은 이에 따라 빠르면 이번달중 고향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강성모 린나이 코리아 회장과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 등 이북 출신 기업인들이 방북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한편 전경련 회장단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93년부터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한국측 위원장을 역임해 온 조석래 효성 회장이 PBEC 수석국제부회장으로 선임됨에 따라 현재현 동양시멘트 회장을 신임 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또한 올해 6월 개최될 한.미 재계회의 한국측 의장에 구평회 회장 후임으로 조석래 회장을 새로 위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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