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비판적 뉴스가 좋다"

300년전, 유럽에서 '좋은 소식만 싣는 신문'이 창간됐다고 한다. 이름은 '좋은 뉴스 신문'. 사건.사고는 배제하고 비판하는 소식은 될수 있으면 피해갔다. 결과는 석달만에 문을 닫는 참담한 실패였다던가. 자극적인 요인이 일반 신문과 상대적으로 뒤지는 이 신문을 독자들은 외면한 것이다.

'비판적 뉴스'를 좋아한다, 독자들은. 이에 대한 조사는 미국 언론학계에서 수십년간에 걸쳐서 이끌어낸 결론이다. 어떤 사안(事案)에 대한 분석과 비판은 독자들의 호기심 유발과 함께 관심의 집중을 가져온다. 신문의 기능이 비판성에 이르러 돋보이는 것이 여기에 있다.

역대 미국의 대통령들이 '열렬한 신문 팬'이었다는 사실은 기록된 인쇄물에서 한번더 확인하고 싶은 인간 속성의 표현이다. 조시 부시 전대통령은 새벽 5시부터 주요신문을 다 읽는다는 '신문광'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따라서 국정(國政)의 지표(指標)를, 여론의 향배 등을 신문에서 가늠했을 것은 확실하다.

존 F 케네디가 자신을 생채기 낸 신문을 몰래 애독한 것은 신문의 비판기능과 영향력을 간파한 적극적인 자세로 보인다. 기사에 불만을 품고 구독을 끊은 신문을 백악관 직원에게 배달토록 해 읽었다는 케네디는 분명 '신문파'다. 케네디도 신문과 영원히 밀월관계를 가질 수 없다는 판단도 하는 양면성도 있다. '우리(정부와 언론)는 한동안 같은 길을 가지만 어느 시점이 지나면 각자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한국 역대 대통령들의 신문관(新聞觀)은 어떠했을까? 기피 내지 억압의 대상이었다는 분석이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필화사건.언론통폐합.언론사 폐간 등으로 갈등을 빚어 언론의 비판에 대한 포용과는 거리가 멀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독자의 욕구에 충족여부는 언론인들의 몫이다. 상당수의 독자가 비판기사에 호기심을 가진다는 신문 일반원리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모자란 점, 독자의 질책 바란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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