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행복한 가정'은 무엇보다 의미가 크다. 공부만 시키려들기보다 부모와 아이가 친구처럼 허물없이 서로를 이해하고 아껴주는 가정을 꾸리려면, 아이들의 입에서 "나는 집이 좋다"는 말이 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유로운 대화가 있는 우리 집 풍경을 담은 안준철씨의 '나는 우리 집이 좋다'(답게 펴냄)와 청소년 문제를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한 책들로 유명한 호주의 대표적 아동·청소년 작가 존 마스든의 '아버지를 물리쳐라'(김선경 옮김, 한울림 펴냄) 등 두 권의 책에서 좋은 가정의 예를 짚어볼 수 있다.
현재 순천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사을(思乙·16)이네 집. 고교 영어교사인 아버지 안준철씨는 아들 사을이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던 해부터 가족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가정과 학교가 무너지는 오늘의 현실에서 아버지 안씨는 좋은 집이 되도록 늘 노력하는 가장. 그의 소박한 꿈은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그는 아들의 성장과정을 진지하고 유쾌하게 바라보기도 하고, 기분 안 좋은 아들을 웃기기 위해 엉덩이까지 까보인다. 방학이면 아들과 지리산 등산을 나서고, 텃밭에 상추며 깻잎을 함께 심는다. 이런 그의 가족사랑법은 MBC '세상사는 이야기'와 EBS '우리 선생님 최고' 등 프로그램에 소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반면 주부인 어머니 김귀숙씨는 아들을 극진히 사랑하지만 열심히 공부하라고 아들을 추궁한다. 하지만 자신의 교육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때론 인정할 줄 아는 지혜로운 엄마다. 가계부에 공중전화비 40원도 적어넣는 알뜰 엄마지만 한 푼씩 모은 돈으로 아들에게 피아노를 사주는 멋쟁이다. 아들의 고추를 떡 주무르듯 이리저리 손놀림하는 등 가정에서는 거침없다. 이런 부모밑에서 커 온 사을은 학원에 다니지 않는다. 대신 새벽 4시에 일어나 6시까지 혼자 공부한다. 학교공부는 물론 글짓기와 예능에도 재능이 많다. 또 학교 선생님께 정성을 담은 편지를 보낼 줄 알고, 불우한 이웃도 챙길 줄 아는 아름다운 소년이다.
세 식구의 평범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가족 사랑법을 담은 이 책은 어떻게 부모 자식간의 세대 차이를 극복해 나가는지 등 서로를 아끼며 살아가는 한 가정의 포근하고 따뜻한 그림들을 담고 있다.
2일 한국을 방문한 존 마스든의 '아버지를 물리쳐라'는 16개국에서 번역돼 화제를 모은 책이다. 피자가게, 도살장 일에서 영어교사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그는 현재 인기있는 청소년작가로 활동하며 호주 맬버른 외곽의 샌든이라는 시골 농장에서 방학 때마다 글쓰기 학교를 열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참가하는 청소년들의 글쓰기와 연극, 자연 체험 등을 도우면서 성장기 학생들의 내면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청소년기의 여러 문제점에 접근하면서 어른의 관점에서 지침을 던져주는 방식이 아니라 청소년의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부딪치면서 문제를 같이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글 속에 담아낸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용기와 창의력을 잃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십대들의 긍정적인 모습을 그려내면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길을 잃지 않는다. '진정한 남자가 되는 12가지 방법' '어른들의 뻔한 거짓말 10가지' '나쁜 아버지, 아버지의 부재' '남자들만의 비밀스러운 변화' '성' '여자' 등 십대들의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궁금증을 풀어주고 자기 정체성을 찾도록 도와주고 있다.-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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